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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의 코하우징 워크숍에 참석하다④

코하우징을 위한 법적, 재무적 구조에 관하여

by 킨스데이

오늘은 어스송 에코빌리지의 사례를 통해 뉴질랜드 코하우징의 법적 구조와 재무적 구조에 대해 간단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다소 지루할 수 있겠지만 뉴질랜드에서 에코빌리지 건축을 생각하는 분이라면 참고하기에 좋은 정보라고 생각합니다.


<3줄 요약>

유한책임회사를 설립해 토지구매 및 건설비용 예산 확보, 개인주택담보대출 등 은행, 건설회사 등과 재무적 지급이 원활하게 소통하는 역할 담당

멤버들은 초기구성계약서와 코하우징 계약서에 서명하고 건설 자금을 대출해 주고 우대 금리 혜택을 받음. 이를 통해 토지 매입을 완료하고 1단계 건설 비용을 확보함.

자선신탁형 '어스송 센터 신탁'을 설립해 지속가능성 교육 목표 추구와 관련 보조금 신청 및 관리를 담당함. 이를 통해 여러 기관에서 보조금과 무이자 대출을 받음.


[법적 구조]

뉴질랜드에서 코하우징은 개인과 기업의 법적 형태를 둘 다 포함하면서도 세금 적용은 개인, 기업과 또 다른 구조로 이뤄졌습니다. 어스송 에코빌리지의 경우, 지역 의회와 은행, 건설사 등 이해관계자와의 소통을 쉽게 하고자 멤버들과 함께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단, 비법인 회원들이 핵심 의사결정 기구로서 해당 법인에 직접적 영향을 주는 형태로 운영했습니다. 건축회사와 변호사의 조언에 따라 로빈과 멤버들은 이윤 추구가 목적이 아닌 향후 협력하고 포용적인 커뮤니티 설립을 위한 법적 수단으로 CNZL(Cohousing New Zealand Ltd) 유한책임회사를 설립했습니다. 이들은 변호사와 함께 코하우징 계약서(Cohousing Agreement)에 CNZL과 어스송 에코빌리지 멤버들 간 관계를 정의하고 멤버들이 정해진 주요 일정에 맞춰 다양한 금액으로 CNZL에게 대출을 해주기로 서약한 내용, 초기 대출 기여 멤버가 주택 건축 후 조인한 멤버와 비교해 우대 금리 혜택을 준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본 회사에 대출을 해준 멤버는 $1,000 투자금 당 CNZL $1의 지분을 갖게 되며 그 대가로 CNZL은 주택 건설에 착수하게 됐습니다.


*참고자료: 어스송 에코빌리지 코하우징 계약서 (출처: 어스송 에코빌리지 홈페이지)



어스송 에코빌리지의 1단계 재무적 구조 (자료 출처: Cohousing for Life)


[재무적 구조]

어스송 에코빌리지의 유한책임회사 CNZL은 코하우징 계약서에 따라 초기 건축에 필요한 건설 비용을 지급했습니다. 위의 이미지처럼 재무적 흐름은 다음과 같습니다.


토지 보증금 지급: IOA에 서명한 멤버 5명이 $26,900씩 토지 매입가의 20% 인 토지보증금 $134,500를 지급함.


코하우징 계약서 작성: CNZL과 어스송 에코빌리지 멤버들 간 관계를 정의하고 멤버들이 정해진 주요 일정에 맞춰 다양한 금액으로 CNZL에게 대출을 해주기로 서약한 내용, 초기 대출 기여 멤버가 주택 건축 후 조인한 멤버와 비교해 우대 금리 혜택을 준다는 내용이 포함됨.


대출 서약: CA 서명한 27명의 멤버들이 CNZL에게 총 $860,000을 대출한다고 서약함. 이는 1단계 총 주택 건설 비용의 20%에 해당되는 금액임.


토지 구매 완료: 최종 $525,500에 토지 구매함.


기타 비용 지급: 건축 디자인, 합의, 프로젝트 관리, 컨설팅, 건축 초기 단계까지의 변호사 비용 등 총대출금에서 토지매입비를 제외한 예산에서 $200,000을 사용함.


건설 자금 대출: 1단계 17개의 총 주택 건설 비용의 나머지 80%에 해당되는 금액을 은행에서 대출받음.


주택 판매: 멤버는 개인주택담보 대출을 받아 완공된 주택을 구매하고, 해당 주택 판매금으로 건설자금 대출을 상환함.


기타 보조금과 무이자 대출 지원: 자선신탁 성격의 어스송 센터 신탁(Earthsong Center Trust)을 만들어 어스송의 교육 목표 관리와 이를 행하기 위한 보조금 신청 역할을 함. 어스송 에코빌리지는 현장 우수(stormwater) 관리를 위해 인프라 오클랜드에서 보조금 $93,500를 받았고, ASB 신탁에서 지속가능성 교육용 공동생활시설 건축을 위한 보조금 $203,000를 받음. 또한 와이타케레 시의회에서 커뮤니티 그룹원이 사용가능하고 지속가능성 교육을 위한 공동생활시설 건축 용도로 3년간 무이자로 $300,000를 대출받음.


무지개가 보이는 어스송 에코빌리지 전경 (자료 출처: 어스송 에코빌리지 홈페이지)


이렇게 어스송 에코빌리지의 법적 구조와 재무적 구조를 간단히 살펴보았는데요. 유한책임회사에 대출을 해준 멤버들이 금액에 따라 지분을 갖게 됨에도 불구하고 핵심 의사결정 기구는 비법인 멤버들로 구성, 이들이 유한책임회사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습니다. 아무래도 커뮤니티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스송 에코빌리지의 비전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또한 어스송 에코빌리지 프로젝트가 그 당시 워낙 어렵고 복잡해서 완공을 보장할 수 없는 고위험 프로젝트였음에도 불구하고 초기 멤버 5명이 원금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토지 보증금을 지급하고 27명의 멤버들이 CNZL 회사에 대출을 한 상황을 보며 어스송 에코빌리지에 대한 이들의 강한 믿음과 신뢰가 느껴져 '역시 사람이구나. 커뮤니티이기에 가능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사람들이 모여서 일군 어스송 에코빌리지에 대한 부러움마저 들었습니다. 이와 더불어 지속가능성 교육 및 커뮤니티 구성원을 위한 공공생활시설 건축을 위한 보조금으로 건설 비용을 충당하는 부분 또한 인상적이었는데요. 뉴질랜드 정부나 지자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었습니다. 이게 바로 뉴질랜드가 천혜의 자연환경을 보전, 관리하는 방법이고 전 세계에서 살기 좋은 나라 6위로 뽑힌 이유가 아닐까요? 다음에는 어스송 에코빌리지 사례를 통해 리더십 역할과 책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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