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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킨스데이 Jan 17. 2024

승마투어로 글레노키의 파노라마 풍경에 빠져들다

뉴질랜드 글레노키 승마투어 체험기   

  글레노키에서 보내는 첫 번째 아침이 밝았다. 공용주방에 차려진 시리얼과 요구르트, 과일 등로 간단히 아침 식사를 하고 밖으로 나왔다. 오전에는 승마 투어를 신청했는데 다행히 날씨가 화창했다. 자외선 차단을 위해 선크림을 잔뜩 바르고 선글라스에 긴팔 윈드브레이커로 완전 무장을 한 다음 여행사로 걸어갔다. 미니밴에 탑승했더니 한참 뒤에 승마장에 내려주었다. 승마장에서는 안전 주의 사항을 듣고 헬멧과 부츠를 받아 착용했다. 내가 탄 말은 갈색 털이 빛나는 건강하게 보이는 암말이었다. 오늘 잘 부탁해. 갈기를 토닥토닥 두드려준 뒤 가볍게 말 안장에 올라탔다. 몽골 여행 이후로 오랜만에 해보는 승마라  설레임과 흥분으로 도파민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았다. 비록 초원을 힘차게 달리지는 않겠지만 말과 한 몸이 되어 풍경을 감상하기에 글레노키는 최적격의 장소가 아닌가 싶었다.  


뉴질랜드가 정말 좋다는 영국 가이드. 나는 그녀 바로 뒤를 따랐다. © 2020 킨스데이

 

  영국에서 온 가이드를 따라 다섯 마리의 말이 일렬로 줄 서서 승마 투어 여정을 시작했다. 터벅 터벅 말이 걷는 리듬에 맞춰 몸이 흔들렸고 조용히 앞으로 걸어나갔다. 이윽고 눈앞에 파노라마 풍경이 펼쳐졌다. "와우, "라는 감탄사 밖에 나오지 않았다. 끝이 보이지 않는 푸른 하늘과 새털구름, 녹음이 우거진 산과 언덕, 건조한듯한 회색빛 모래와 잔디가 깔린 평원, 그리고 햇빛이 반사된 눈이 부신 작은 강줄기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손이 타지 않은 듯한 날 것 그대로의 자연을 마음껏 눈에 담았다. 창조주 하나님의 경이로운 능력을 마음껏 관찰할 수 있었기에 그 벅찬 감동이 가슴 깊숙한 곳에서 흘러넘쳤다.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승마투어 덕분에 글레노키의 숨어있는 진풍경에 흠뻑 빠져들 수 있었다. 걷거나 차를 타고서는 결코 경험해볼 수 없는 또 하나의 값진 경험을 추가했다. 남섬에서는 퀸즈타운, 밀포드 사운드, 마운트 쿡과 같이 유명한 관광지가 많지만 나는 주저 없이 글레노키를 추천할 것 같다. 그리고 글레노키에서는 반드시 승마투어를 해 볼것을 추천한다.   

 

말이 필요 없는 글레노키의 날 것 그대로의 자연 풍경 © 2020 킨스데이


  승마 투어를 마치고 더 트레이딩 포스트(The Trading Post) 레스토랑에서 신선한 재료로 따끈따끈하게 조리된 오픈 버거와 뉴질랜드산 레드 와인 한 잔을 시켜 여유를 만끽하며 맛있게 먹고 마셨다. 말 위에서 긴장한 상태로 에너지를 흠뻑 쏟아부어서 피로감이 몰려왔다. 그래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디저트로 Mrs Woolly’s General Store에 들려 "풀몬티 젤라토"로 당충전을 했다. 아이스크림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고개가 끄덕거려질 정도로 달콤한 맛이 최고였다. 앤티크 하면서도 아기자기한 가게를 찬찬히 둘러본 다음 저녁식사용  치킨 파이도 포장을 해서 숙소로 돌아왔다. 제한된 온수 시간에 맞춰 재빠르게 샤워를 한 뒤 침대에서 뒹굴뒹굴 휴식을 취했다. 글레노키는 관광지이지만 관광지 같지 않게 유지와 관리가 잘 되는 참 평화롭고 아름다운 곳이다. 차가 있었다면 주변 지역을 더 둘러볼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도 없지 않지만 차가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여기에 머물면서 더욱 여유롭게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었다. 이틀이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뉴질랜드라는 커다란 퍼즐에 한 조각을 찾아 끼워 맞춘 느낌이 들었다.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한번 돌아오고 싶은 곳, 글레노키. 다음 날 체크아웃을 하고 퀸즈타운으로 가는 미니 버스에 몸을 실었다. 원래 참석하려 했던 오클랜드 콘퍼런스가 코로나19로 인해 캔슬되어 북섬으로 빨리 돌아갈 필요가 없게 되어 퀸즈타운에서 며칠 더 머물기로 했다.  


오픈 버거와 풀몬티 젤라토 © 2020 킨스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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