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는 공부해야 한다. 배움이 멈추는 순간, 성장이 없다. 내가 선택한 꾸준한 공부방법 중 하나가 바로 독서다. 클래식 연주회, 오페라, 뮤지컬, 발레, 영화, 재즈 라이, 전시 등 다양한 문화생활을 좋아하지만 , 가심비, 가성비, ROI를 따졌을 때 책 만한 매체는 없다. 잔잔한 음악을 틀어놓고 소파에 기대어 책을 읽는다. 어떤 날은 가볍게, 어떤 날은 고3 수험생처럼 줄을 그어가며 읽는다. 요즘은 북카페, 북스테이도 많아져 시간 날 때 탐방해보고 싶다.
집에 걸어서 15분 거리에 평생학습관이 있다. 약속이 없어도, 날씨가 궂어 작은 배낭을 둘러매고 대출과 반납을 하러 다. 도서 구입이 부담이 될 수 있는 프리랜서에게 도서관은 최고의 자원이다. 나의 최애 장소이기도 하다.
올해는 서울시에서 처음 오픈한 '힙독클럽'이란 북클럽에도 참여했다. 최고 해치 단계를 달성했고, 62권의 책을 완독 했다. 단계를 달성할 때마다 도서 상품권, 도서 키트, 응원봉 등 선물도 받았다. 줌으로 함께 책을 읽고 소개하는 시간과 북토크에서 작가와 대화한 경험은 생각보다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이런 프로그램은 오래 지속되면 좋겠다.
그렇다면 내 책장에는 어떤 책들이 있을까. 리더십, 조직문화, 공감, ESG, 커뮤니티 그리고 클래식 영미 소설들이 주를 이른다. 해외여행을 가면 서점이나 헌책방을 들리 습관이 있다. 영문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번역서보다는 원어로 읽고 싶은 책에 자꾸 손이 간다.
책 구매는 주로 알라딘 중고 서점을 이용한다. 상태 좋고 합리적인 가격의 도서를 구매할 수 있다. 필요 없는 책도 다시 팔 수 있는 점이 마음에 든다.
내가 소장한 도서 중 관심 분야별로 소개하고 싶은 리스트는 아래와 같다.
[소설 분야]
속죄 (atonement), 이완 매큐언 : 최애 영화 중 하나이기도 해서 원서를 헌책방에서 구매해 소장한 책
하워드엔즈, 이엠 포스터 : 이엠 포스터 작품을 좋아해서 이 책도 뉴질랜드의 어느 헌 책방에서 구매.
아웃 오브 아프리카, 카렌 블릭센 : 이 책 또한 최애 영화 중 하나. 이 실화 때문에 케냐 여행을 다녀왔다.
제인 에어, 샬롯 브론테 : 클래식 작품들을 특히 좋아하는데 단연 최고 작품 중 하나.
Dune 시리즈, 프랭크 허버트 : 영화 Dune을 보고 감동받아서 원서 시리즈를 몽땅 구매했으나, Dune 2가 별로여서 그런지 아직 진도가 안 나가고 있다.
*영화로 먼저 보고 만난 작품들이지만 결국 책으로 돌아오게 된다. 그러고 보니 한국 소설도 많이 읽었는데, 대부분 도서관에서 빌려봤다. 출판계에 보탬이 안된 점, 반성한다.
[리더십/코칭 분야]
회복탄력성, How to Live & Works 시리즈 : 21세기 북스에서 나온 얇고 작은 책인데 이런 스타일 선호한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게재된 아티클을 주제에 따라 구성했는데 특히 회복탄력성편, 공감 편, 진정성리더십 편을 자주 참고한다.
기브 앤 테이크, 애덤 그랜트 : 와튼 스쿨 조직 심리학 교수는 기버(Giver)가 결국 성공한다고 말한다.
마인드셋, 캐럴 드웩: 스탠퍼드 대학교 심리학 교수가 40년간 강의를 통해 이론화한 성장 마인드셋과 고정 마인드셋. 프로젝트 진행할 때 자주 참고하는 책.
빌 캠벨, 실리콘밸리의 위대 코치, 에릭 슈미트 외 : 우리 모두 코치가 필요하다.
OKR, 존 도어 : OKR 작업할 때 참고하는 도서.
커넥팅, 신수정 : 커리어 포트폴리오를 작성할 때 참고하는 서적.
[비즈니스/창업]
도쿄 R 부동산 이렇게 일합니다, 바바 마사타카 외 : 프리 에이전트 형태로 틈새시장을 공략해서 브랜드를 강화하고 고객 커뮤니티를 만들어낸 도쿄 R 부동산의 리더십, 조직문화, 그리고 서바이벌 분투기.
제로 투 원, 피터 틸 : 페이팔 창업가이자 팰런티어 회장인 피터 틸의 창업 바이블. 0에서 1 로가는 법칙을 알려준다.
[스토리 텔링 분야]
로버트 맥키의 스토리 : 시나리오를 어떻게 쓰는지에 대한 원조격 작법서.
스틸, 박성수 : PD가 쓴 드라마 작법서
[환경 분야]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레시피, 브누아 브랭제 : 5년간 집요하게 먹거리 생태계를 파헤치며 다음 세대를 위한 건강한 먹거리를 제시한다.
*빌 게이츠의 책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앱스타인 스캔들로 제외했다.
[문화]
거의 완벽에 가까운 사람들, 마이클 부스 : 북유럽을 여행하며 영국인 남편이 직접 쓴 여행 탐방기
이탈리아 사람이라서, 존 후퍼 : 이탈리아 사람들이 궁금해서 구매했던 책. 올해 이탈리아 여행 가기 전에 완독 하지 못해 후회된다.
나는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한다. 공간의 한계로 많은 책을 소장하지는 못하는 건 아쉽다. 영화 <브루탈리스트>에 나오는 서재 공간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좋아하는 책들로 둘러싸인 작은 아지트에서 일하고 글을 쓰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최근에는 어느 작가의 책 플리 마켓 포스터를 인스타그램에서 본 적이 있다. 책으로 하나가 되는 커뮤니티, 텍스트힙 돌풍이 몰고 온 현상일까? 책 좋아하는 사람치고 교만한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도서관에 가면 기분이 좋아진다. 책장 사이를 걷다보면 겸손해지고, 호기심이 살아난다. 베스트셀러도 좋지만 가끔은 벽돌책을 끝까지 읽어내는 성취감도 포기할 수 없다. 연말마다 돌아다니는 '올해의 책' 리스트를 보며 놓친 책을 메모해 두었다가, 또다시 도서관으로 향한다.
여러분의 책장에는 무슨 책이 꽂혀있나요? 요즘 가장 마음에 남는 책이 있다면 슬쩍 꺼내서 보여주시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