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는 일이 들어오면 몰아쳐서 합니다. 언제 쉴 수 있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방송인 전현무 씨도 '쉬지 않고 다작을 한다'라고 말했겠지요. 이 바닥에서는 내가 거절하는 순간, 고객은 금세 대체재를 찾습니다. 겸임교수 자리도, 멘토링도, 퍼실리테이터 포지션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제안이 들어오면 'No'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저 역시 밤낮없이, 주말까지 일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다 결국 번아웃이 왔습니다. 노트북 여는 것조차 버거울 정도로 아무것도 하기 싫었습니다. 가까스로 회복됐습니다. 뉴질랜드에 있는 친구를 찾아가 쉬면서, 숨을 고르며 재충전을 했습니다. 그 경험을 통해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회복은 문제가 생긴 뒤에 하는 게 아니라, 평소에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회복탄력성이 중요합니다. 회복탄력성은 내 몸과 마음을 지탱해 주는 근육입니다. 평소에 잘 관리해 두어야 넘어져도 무릎을 털고 다시 일어날 수 있습니다. 유도에서 낙법을 먼저 배우듯, 사람도 넘어지는 연습을 해야 회복하는 법을 배웁니다. 하지만 주변을 보면 1년 넘게 엎드러져 있는 분도 있고, 2년 이상 괴로워하며 약에 의존하는 분도 봤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프리랜서에게 꼭 필요한 '회복탄력성 키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특히 시간 관리와 업무량 관리를 직접해야 하는 프리랜서에게는 회복탄력성이 선택이 아니라 기본 소양입니다. 다년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깨달은 다섯 가지 방법을 공유합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임을 전제로 읽어주세요.
첫째, 출퇴근 시간을 정합니다. 재택근무가 기본이지만, 데드라인이 코앞에 닥치지 않는 한 일하는 시간과 쉬는 시간을 명확히 구분합니다. 물론 야근이 필요한 날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능한 선에서 이 루틴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야 뇌도 쉬고 허리와 엉덩이, 손목도 지킬 수 있습니다. 프리랜서의 커리어는 단거리 경주가 아닙니다. 긴 호흡으로 가야 오래 버틸 수 있습니다.
둘째, 감정 조절을 수시로 연습합니다. 월급을 받지 않기 때문에, 프로젝트 수주 여부에 따라 감정이 크게 흔들리기 쉽습니다. 고객의 말 한마디에 뚜껑이 열릴 때도 있습니다. 나이스한 고객도 있지만, 지랄 맞은 고객도 분명 존재합니다. 이럴 때 즉각 반응하기보다는 심호흡을 하거나, 찬바람을 쐬거나, 하룻밤을 자고 나서 대응합니다. 감정을 가라앉히고 거리를 두면, 상대의 관점이 보이고 더 나은 대응책이 떠오르기도 합니다. 프리랜서는 결국, 감정을 삼키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그지 같은 고객조차 품을 수 있는 유연한 그릇이 되어야 합니다.
셋째, 내가 일하는 목적을 자주 상기합니다. 이 일을 왜 맡았는지, 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지 떠올려 봅니다. 프로젝트를 끝내고 입금되면 무엇을 할 건지, 어떤 스킬이 쌓일지, 이 포트폴리오가 다음에 어떤 기회로 이어질지를 생각합니다. 그러면 지금의 고통은 단순한 스트레스가 아니라 견딜만한 과정이 됩니다. 동굴에 갇힌 게 아닌, 터널을 통과하는 것과 같습니다.
넷째, 업무 프로세스를 계속 점검합니다. 최소의 시간과 에너지로 최대의 성과를 낼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습니다. AI 툴을 활용하든, 일하는 방식을 바꾸든, 끊임없이 시도하고 돌아봅니다. 리플렉션 없이는 성장도 없습니다.
다섯째, 스트레스를 풀어낼 출구를 마련해야 합니다. 일을 혼자 하든, 함께 하든 스트레스는 반드시 쌓입니다. 마음에 쌓아두기만 하면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릅니다. 운동, 명상, 노래방, 친구와의 수다 등 형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건 수시로 '게워내는 것'입니다. 가장 힘들던 시절, 저는 하루도 빠짐없이 스포츠 클라이밍을 했습니다. 근육이 붙었고, 덕분에 2년 넘게 버틸 수 있었습니다.
너무 뻔한 이야기인가요? 하지만 이 뻔한 것들, 정말 잘 지키고 계신가요? 프리랜서에게 워라밸이라니, 배부른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프리랜서는 마라톤 러너입니다. 메이저리거 김하성 선수가 비시즌에도 기본 훈련을 하듯, 우리도 매일 회복탄력성 훈련을 해야 합니다. 넘어지지 말라는 말이 아닙니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날 수 있어야 오래갑니다. 평소에 발목 스트레칭을 해야 삐끗하더라도 괜찮은 것처럼요. 2026년을 버티게 해 줄 여러분만의 회복탄력성은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