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다녀온 소도시 출장 후기
출장, 한 때는 너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조직에 있을 때 글로벌 파트너십과 대외협력을 담당했던 터라 해외와 국내를 가리지 않고 다녔습니다. 유럽과 아시아, 부산과 제주, 여수까지. 짐 싸고 푸는 일, 공항에서 보내는 시간, 시차 적응까지도 '업무의 일부'였습니다. 무엇보다 이동에 드는 비용과 시간은 ‘회사 일’로 처리됐고, 출장 자체가 작은 리프레시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프리랜서가 된 이후, 출장이라는 단어는 계산부터 하게 만드는 일이 됐습니다.
온라인으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동은 곧 비용이 됩니다. 시간도, 체력도, 기회비용도요. 수도권을 벗어나는 순간, 그 소모는 생각보다 큽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보상이 항상 따라오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오랜만에 지방 출장 제안을 받았고, 아침 여섯 시 반에 집을 나섰습니다. 아직 어둡고 차가운 공기, 출근길로 가득 찬 지하철, 평소라면 자고 있을 시간이라 모든 풍경이 낯설었습니다. “나만 빼고 다들 부지런하시구나. 대중교통으로 통근이 없는 너무 편한 삶을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됐습니다. 서울역은 이른 시간부터 분주했고, KTX를 타고 45분 만에 천안아산역에 도착했습니다. 카페로 이동해 사전 미팅을 한 다음, 워크숍 장소로 향했습니다.
교육 서비스업을 하다 보면 많은 분들이 "기회는 지역에 있다"는 말을 자주 듣습니다. 오늘 만난 분들 역시 아무 기대 없이 왔다가 큰 자극을 받았다고 말해주셨습니다. 이런 교육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요. 강사로서 그 말만큼 보람 있는 피드백은 없습니다. 동시에, 여전히 교육의 기회가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는 현실도 다시 느끼게 됐습니다.
불당동에서 부대찌개로 점심을 먹고 차를 한잔 마신 , 다시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도착하니 오후 4시 반. 하루가 훌쩍 지나있었습니다. 그럼에도 이상하게도 피곤하기보다 마음이 채워졌습니다. 환경을 바꾸고, 사람을 만나고, 내가 아직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감각 때문이었겠지요. "그래, 돈이 다는 아니지.
아직 내가 쓰임이 있다는 게 더 중요하지." 불러만 주신다면, 기회만 된다면, 지역으로도 언제든 출장 갈 수 있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서울은 천안보다 추웠습니다. 하지만 발걸음은 가벼웠습니다. 손에는 그 유명한 학화 호두과자가 아닌, 역에서 급하게 산 천안명가 호두과자 한 박스를 흔들면서요. 오늘은, 나름 괜찮은 하루였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하루를 보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