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팅데이, 나에게 주는 가장 확실한 선물

프리랜서의 울퉁불퉁 식단관리법

by 킨스데이


치팅데이. 말만 들어도 기분이 저절로 좋아집니다.

회식도, 강제 점심 약속도 없는 프리랜서에게 치팅데이는 가끔 허락하는 ‘내돈내산 축제’입니다.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이라고 할까요. 축하할 일이 있을 때, 기분이 바닥을 칠 때, 혹은 이유 없이 위로가 필요할 때, 저는 이 의식을 꽤 진지하게 치릅니다. 친구를 불러내기도 하고, 혼자 배달을 시켜 먹기도 하고, 가끔은 일부러 맛집이 있는 동네로 발걸음을 옮기기도 하는데요. 대기업 식품 마케터 출신이라 그런지 역세권보다 맛세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1인으로서, 오늘은 저의 치팅데이를 빛내주는 최애 리스트를 꺼내보려 합니다.


매운 게 땡길 땐 역시 떡볶이!

국민 간식이자 길티 플레저의 대표주자죠. 다이어트에도, 혈당에도 최악이지만 그 찐득한 매콤함은 가끔 아무 이유 없이 떠오릅니다. 어쩔 수 없는 밀떡파 한국인인가 봐요. 지금까지 먹어본 떡볶이 중 Top 3는 이렇습니다.


국민떡볶이 : 그냥 맛있습니다. 이유는 묻지 마세요. 믿으시면 됩니다.

신토불이 떡볶이 본점 : 잘라 넣은 핫도그를 떡볶이 소스에 찍어 먹는 그 조합. 적당히 매콤하고 상당히 중독적입니다.

홍대 미미네 국물 떡볶이 : 지금은 밀키트만 남았지만, 제 기억 속 킥은 새우튀김이었어요. 주문 즉시 튀겨 나온 겉바속촉 새우튀김을 국물에 푹 찍어 베어 물던 순간, 아직도 생생합니다.


곱창과 대창 역시 저의 치팅 데이 단골손님입니다.

고소함과 쫄깃함의 조합은 언제나 옳습니다. 다만 가수 화사처럼 혼곱은 아직 무리예요. 기본 2인분의 벽은 높고, 저는 대식가가 아니라서요.

곱창판 : 가성비 좋고 곱이 실합니다. 특히 대창은 크림처럼 녹아요. 직접 담근 파김치와의 조합이 인상적이고, 마무리는 당연히 볶음밥이죠.

곰바위 본점 : 첫 회식 장소였는데 아직도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적당히 잘 구운 곱창과 대창, 이제는 조용히 먹을 수 있는 룸까지. 조만간 친구들을 불러 회동해야겠습니다.


깔끔하게 고기 먹고 싶은 날에는 여기를 갑니다.

성수일미락 : 고기는 직접 구워주고, 밑반찬은 과하지 않게 정갈합니다. 가격도 착한 편이라 외국 친구들을 데려가도 늘 반응이 좋아요.


녹두전에 막걸리는 여기가 정답이에요.

원조순이네 빈대떡 : 광장시장에 대한 호불호와 별개로, 여기는 제 추억의 장소입니다. 가끔은 혼자 가서 막걸리 없이 녹두전에 양파 피클만 먹고 훌쩍 돌아오기도 해요.


지칠 땐 장어 먹고 힘을 냅니다.

스시혼: 여기 장어롤은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가 않아요.

영동장어: 장어 소금구이는 사랑이죠. 말이 필요 없습니다.


새콤 상콤 물회도 종종 떠오릅니다. 단골이던 성수동 횟집이 문을 닫은 뒤로 아직 정착하지 못했습니다. 물회 맛집, 진심으로 추천받고 싶어요.


족발은 고민하지 않습니다.

성수족발: 서울에서 3대 족발 중에 하나라는데 제 기준에서는 단연 넘버 원입니다. 자꾸 생각나는 맛이 진짜입니다.


이제 디저트 차례입니다. 디저트 배는 따로 있으니까요.

호떡집은 망원시장의 훈훈호떡이 으뜸이죠. 줄이 긴 게 흠이지만요. 부산의 씨앗호떡도 애정합니다.


프렌치토스트는,

크랙킹 커피: 버터리한 겉바속촉, 그냥 예술입니다.

브라우니는,

파파존스 피자: 피자보다 브라우니가 더 맛있어요. 가성비, 가심비 최고입니다.

아이스크림은,

하겐다즈 바닐라. Simple is the best. 비마트에서 세일할 때만 쟁여놓습니다. 한 스푼 떠서 입안에 사르르 녹는 그 리치한 달콤함에 몸이 부르르 떨릴 정도로 정말 황홀합니다. 하지만 비싸서 아주 가끔씩 냉동실에 숨겨놓고 먹어요.


저는 단팥빵순이인데요. 빵은 쫀득해야 하고, 팥은 달아야 하지만 과하면 안 됩니다. 저는 단팥빵으로 그 집의 실력을 가늠합니다.

브레들리: 커피가 저절로 당기는 맛. 몇 개를 혼자 먹어도 질리지 않아요.

키 베이커리: 이렇게 촉촉한 팥빵은 처음이었습니다. 일본식 단팥빵을 좋아한다면 택배 주문도 아깝지 않아요.

이성당: 말해 뭐해요. 그 군산 빵집 거기 맞습니다.


에그타르트는,

메이타왕 에그타르트 : 크기에 한 번 놀라고 왕 크게 한 입 베어 물었을 때 두 번 놀랍니다.


소금빵은,

자연도소금빵: 한 자리에서 혼자 네 개는 기본입니다. 좋은 재료의 맛이 이렇게 직관적일 수 있다는 걸 보여 주네요.


이렇게 적어보니 저의 치팅데이 리스트도 제법 기네요. 2026년을 맞아 간호사 출신인 칠순 노모의 엄격한 건강 식단에 맞춰 치팅데이를 줄여보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물론, 얼마나 지킬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마음껏 먹고, 잘 살고 있다고 스스로를 토닥여 주는 날이 필요하니까요. 여러분의 치팅데이는 어떤 모습인가요? 메뉴든 장소든, 자랑하고 싶은 ‘작은 선물’이 있다면 함께 나눠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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