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베이 과자 선물세트를 받았어요

by 킨스데이

전화가 울렸습니다.
아는 분이 문 앞에 선물을 걸어두고 가셨다네요.


마침 집에 있던 저는
문을 열고
문고리에 걸린 종이백을 들고
다시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맛있더라고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짧은 포스트잇 한 장이 붙어 있었습니다.


상자를 열자
부산에서 온 센베이 과자 세트가 나왔습니다.

땅콩맛, 파래김맛, 깨땅콩맛.

봉지를 뜯어 한 입 베어 무니
바사삭~
달콤한 땅콩이 그대로 씹혔습니다.
괜히 웃음이 났습니다.



문고리에 걸려있던 센베이 과자세트 (이미지 제공: 킨스데이)



얼마 전 항암치료를 받으신 분이었습니다.
엄마가 가족을 대표해 병문안을 다녀왔고,
그 마음에 대한 답장을
이렇게 조용히 남겨두고 가셨네요.


프리랜서로 살다 보면
관계가 일 중심으로만 남는 순간이 많습니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연락도, 만남도 자연스럽게 끊기고요.


회사라는 울타리가 없으니
안부를 묻는 사람도,
나를 대신 기억해 주는 시스템도 없습니다.


그래서 이런 순간이
유독 마음에 오래 남습니다.


누군가 나를
‘일을 같이 했던 사람’이 아니라
‘안부를 전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해 주었다는 사실이요.


요즘은
세상이 많이 단절됐다고들 말합니다.
1인 가구가 늘고,
각자도생이 당연해졌다고요.


하지만 여전히

우리는 외롭지요.


이렇게 작은 온기가 남아 있다는 게

괜히 든든했습니다.


연탄까지는 아니더라도
누군가에게
작은 촛불 하나쯤은
될 수 있지 않을까.


다음 주에 있을 친구들과의 모임에
저도 작은 선물을 하나 챙기려고 합니다.
받아서가 아니라,
먼저 주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으면서요.


프리랜서의 삶은
결국 혼자 버티는 시간이 길지만,
완전히 혼자일 필요는 없다고
이 센베이가 알려줬습니다.


Give and Forget.
개그맨 신동엽 씨가 했던 말처럼
기대하지 않고,
기억하지 않고,
그냥 건네는 마음.


올해는
그걸 조금 더 자주 해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