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심 좋은 칼국수집 사장님에게서 배운 단골의 비밀

by 킨스데이

친구와 공연을 보기 전,
저녁을 먹으러 근처 칼국수집에 들렀습니다.


마지막 주문은 6시 30분.
저는 먼저 도착해 칼만둣국을 먹고,
친구는 6시 40분쯤 도착해 칼국수를 먹는 계획이었습니다.


사장님께 이 사정을 말씀드리자
잠깐 곤란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아무 말 없이 주방으로 들어가셨습니다.


주방 한쪽에서는
할머니 한 분과 아들인지 사위인지 모를 남자분이
말없이 만두를 빚고 계셨고,

셀프 반찬대에는 묵은지와 겉절이가
정갈하게 놓여 있었습니다.


칼만둣국이 나왔을 때
저는 잠시 젓가락을 멈췄습니다.
혼자 먹기엔 지나치게 푸짐한 양이었거든요.


11,000원이라는 가격이
요즘 물가를 생각하면 싸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적당히’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먼 그릇이었습니다.


푸짐한 칼만둣국 (이미지 제공: 킨스데이)



잠시 후 친구가 도착했고,
사장님의 배려 덕분에
불지 않은 칼국수를 먹을 수 있었습니다.


그제야 알았습니다.
친구가 이 집의 단골이라는 걸요.

사장님은 친구를 보자
잠깐 웃으며 안부를 묻고
아무렇지 않게 다시 주방으로 들어가셨습니다.


과하지도, 친한 척도 아닌
오래 본 사람들 사이의 태도였습니다.


단골이 있다는 것.


프리랜서에게는
아마 가장 든든한 자산일 겁니다.


저 역시 작년에 이어
올해도 다시 찾아준 고객 덕분에
코칭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칼국수 사장님의 그릇이
유난히 크게 보였습니다.


단골을 붙잡는 비결은
특별한 서비스가 아니라,
기대치를 낮추지 않는 태도라는 걸
그날 저녁, 칼국수 한 그릇으로 배웠습니다.


변함없는 맛,
넉넉한 양,
말수는 적지만 빠지지 않는 배려.


저도 그렇게 일하고 싶어 졌습니다.


한 번 맡은 프로젝트를
‘이번에도 잘 해내는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
그리고 언젠가
“거기, 다시 그 사람에게 맡기자”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오는 사람.


인심 좋은 칼국수집 사장님에게
프리랜서의 오래가는 노하우를
배운 저녁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