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달 망했다고 생각했는데, 일이 두 개 들어왔습니다
씨를 뿌리면
언젠가는 싹이 틀까요.
프리랜서로 살다 보면
그 질문을 자주 하게 됩니다.
오늘은 조금 희한한 날이었습니다.
하루에
두 개의 오퍼를 받았습니다.
둘 다 단발성 업무입니다.
거창한 프로젝트도 아니고
몇 달짜리 계약도 아닙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충분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이 말이 먼저 나왔습니다.
“살았다.”
이번 달은
어찌 됐든 버티겠구나.
프리랜서가 되고 나서
통장 잔고는 롤러코스터가 되었습니다.
저는 원래 심장이 약해서
바이킹도, 후룸라이드도 못 타는데
이 삶은 강제로 태워줍니다.
그래도 오늘은
잠깐 내려와 숨을 고른 느낌입니다.
생각해 보니
이 오퍼들은 갑자기 생긴 일이 아니었습니다.
첫 번째 오퍼를 준 대표님은
예전에 제가 무료로 모더레이팅을 해드렸던 분입니다.
두 번째 오퍼를 준 매니저님 역시
심사와 멘토링을 할 때
조금 과하다 싶을 정도로 준비해 드렸습니다.
그때는
“이게 무슨 도움이 되겠나”
싶었던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늘
그 씨앗이
조금 늦게 싹을 틔웠습니다.
어제 TV 채널을 돌리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를 봤습니다.
토마토를 먹다가
씨를 그냥 밭에 버리는데
해가 잘 드는 곳이면
저절로 자라서
빨간 토마토가 열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비가 오면
토마토 농사는 망합니다.
그 장면이
이상하게 오래 남았습니다.
프리랜서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씨를 뿌려도
대부분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어떤 씨앗은
1년 뒤에야 싹이 트고
어떤 씨앗은
끝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도
가끔 이런 날이 옵니다.
“아, 그때 했던 일이
헛된 건 아니었구나.”
그래서 오늘도
다짐합니다.
고객이 1을 기대하면
2를 하자고.
비가 오든
해가 뜨든
씨는 계속 뿌리자고.
그 길 말고는
프리랜서에게
다른 생존 방법이 없는 것 같아서요.
지금 저는
졸린 눈을 비비며
제안서 초안을 쓰고 있습니다.
또 하나의 씨앗입니다.
언젠가는
어디선가
싹이 틀지도 모르니까요.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씨를 뿌리고 있는 분들이 계신가요.
요즘
어떤 씨앗을
심고 계신지 궁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