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을 앞둔 친구가 제게 이런 말을 했습니다

by 킨스데이

친구를 만났습니다.

구조조정을 앞두고 있는 바로 그 친구입니다.


생각보다 씩씩했습니다.

밥을 먹다 말고
갑자기 이런 말을 하더군요.


“간호조무사 자격증 따볼까?”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이 있는 친구입니다.

쉬기보다는

당장 일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한 살이라도 어릴 때
공부하고 실습해야 하지 않겠냐고요.


요양병원에서 일하면
70대까지도 일할 수 있다고
이미 알아봤다고 했습니다.

순간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넌, 다 계획이 있구나.


그래도
하나만 물어봤습니다.


“너 괜찮아?”

“조금 쉬어도 되지 않아?”


친구는 잠깐 웃더니
이렇게 말했습니다.

“쉬면 좋지.
근데 그러다 더 우울해질 것 같아.”


그 말이
왠지 마음에 오래 남았습니다.


그러다 친구가
작게 털어놓았습니다.

“아는 분한테
카톡으로 상황을 설명했거든.”

“힘들겠네.”

딱 한마디였다고 합니다.

그분을 평소에
정말 많이 챙겼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조금 섭섭했다고 합니다.

자조 섞인 목소리였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저는 바로 이해했습니다.

왜냐하면
저도 이미 한 번 겪었거든요.

프리랜서가 되면서.


회사라는 우산이 사라지면
후광효과도 같이 사라집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인간관계도 정리됩니다.

얇고 넓었던 네트워크가

작고 깊어지는 과정.


처음에는
조금 서운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됩니다.

이게
자연스러운 과정이라는 걸.


친구는 이제
그 여정을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옆에서
기도하면서 응원해 주려고 합니다.


재수도 했고
대학 들어가서 자취도 했고
회사도 잘 다녔던 친구입니다.

생각보다 단단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말만 해줬습니다.

“너 생각보다 강한 사람이야.”


회사라는 우산이 사라질 때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사람도
일도
그리고
나 자신도요.


혹시 이 글을 읽는 분들 중에도
한 번쯤 그런 경험이 있었나요.

우산이 사라졌을 때

곁에 남아 있던 사람들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