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대에도 연주하는 명인을 보며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by 킨스데이

지난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저녁,
친구와 함께 남산국악당에 다녀왔습니다.

양주풍류악회의 <대보름명인전> 공연이 있었거든요.

국악의 맥을 잇는 명인과 명창들이 모여
궁중음악과 전통 음악을 들려주는 무대였습니다.


뜻밖에도 공연은 무료였습니다.

게다가 좌석은 중간 로열석.

“이걸 공짜로 봐도 되나?”

괜히 황송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무대에 오른 연주자 중에는
악기를 들기조차 힘들어 보일 만큼
연로한 분도 계셨습니다.

그런데 연주가 시작되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습니다.

몸은 느렸지만
소리는 깊었습니다.


그리고 명창 한 분이
관객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 같이 불러봅시다.”

그 순간 공연장은
진도 아리랑 떼창으로 가득 찼습니다.


묘하게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공연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사람들은 몇 살까지 저 일을 할까.

그리고 이어서
이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몇 살까지 지금의 일을 할 수 있을까.


프리랜서를 하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듭니다.

이 일이

5년 뒤에도 가능할까.

10년 뒤에도 괜찮을까.

혹은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정말 내 길일까.


많은 분들이 말합니다.

“10년은 해봐야 알지.”

그 말이 맞는 것 같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 시대에
10년은 꽤 긴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이 질문을 자주 합니다.


평생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공연 속 명인들은
이미 그 답을 찾은 사람들처럼 보였습니다.

나이에 상관없이
연주에 몰입하는 사람들.

그 모습이
부럽기도 했습니다.


저도 40대 안에는
그 일을 찾고 싶습니다.

80대까지 할 수 있는 일.

단순히 생계를 위한 일이 아니라
계속하고 싶어서 하는 일.


공연이 끝나고
관객들에게 후원기업의 작은 선물이 나눠졌습니다.

크라운 초코하임 한 상자였습니다.


비가 내리는 밤이었지만
우산을 펴며 괜히 웃음이 났습니다.


혹시 여러분도
이런 질문을 해본 적 있나요?

나는 몇 살까지 지금의 일을 할 수 있을까.

아니면

저처럼 아직
그 길을 찾는 중이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