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청첩장을 클릭하기 전, 통장 잔고가 떠올랐습니다

by 킨스데이

예전에 함께 프로젝트를 했던
주니어 동료에게서 카톡 메시지가 왔습니다.


대화창 아래
작은 링크 하나가 보였습니다.

아마 모바일 청첩장일 겁니다.


마지막으로 만났을 때
남자친구 이야기를 했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결혼하는구나.”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손가락이 바로 링크를 누르지 않았습니다.


한참을 망설였습니다.


청첩장을 받으면
결혼식에 가야 하나.

축의금은
얼마를 내야 하지.


하필 그날 아침
건강보험료를 막 납부했습니다.

그래서인지
통장 잔고가 평소보다
조금 더 예민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냥 쿨하게 축하하고
날짜는 나중에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아니면
그냥 모른 척 넘어갈까.

짧은 시간 동안
머릿속에서 여러 생각이 지나갔습니다.


분명히
진심으로 축하해주고 싶은데

돈 계산이 먼저 떠오르는
제 모습이
조금 초라하게 느껴졌습니다.


결국 링크를 눌렀습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신랑 신부의 사진이 보였습니다.

저는 댓글을 남겼습니다.

“주님 안에서 행복하시길 기도합니다.”

잠시 후
“축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는 답장이 왔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낸 축의금을
다시 돌려받을 일은
아마 거의 없을 것 같다는 생각.


제가 결혼을 하더라도
아마 스몰 웨딩을 할 것 같고
그 친구를 초대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니까요.


참 쪼잔하다.

돈 앞에서
이렇게 작아지는구나.

괜히 서글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조금 더 당당한
프리랜서가 되고 싶다.

청첩장을 받았을 때
통장 잔고부터 계산하지 않아도 되는 사람.


그 뒤에
온라인 미팅에 참석했습니다.

미팅에서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페이는 매달 정산이 아니라
두 달에 한 번 지급됩니다.”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쳇.

치사하다.


오늘 하루는
뭔가 애매하게
마음이 찝찝한 날이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날들을 지나면서
조금씩 버티는 힘이 생기는 것 같습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프리랜서로 일하시는 분들은
축의금이나 조의금을
어떻게 하고 계신가요?

저만
이렇게 망설이게 되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