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오픈한 미용실에서 커트를 받으며 떠오른 생각

by 킨스데이

새해가 되니
문득 헤어스타일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바쁘다”는 핑계로 미뤄왔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이제는 안 되겠다 싶어
동네 미용실을 빠르게 검색했습니다.


예전에 다니던 미용실이 있긴 했습니다.

하지만 이사를 하면서
버스를 타고 가야 하는 거리로 멀어졌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곳을 찾아야 했습니다.

검색을 하다 보니
이런 고민이 생겼습니다.


어느 정도 실력이 검증된 곳에
돈을 더 내고 갈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곳을 한번 경험해 볼 것인가.


그 순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 고객이 프리랜서를 선택할 때도
이런 마음이겠구나."


익숙한 사람에게 맡길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사람에게 기회를 줄 것인가.

나 역시 그 선택의 대상으로서

자유롭지 않구나.


그러다 새로 오픈한
1인 미용실을 발견했습니다.

커트 할인 이벤트를 하고 있었습니다.

가깝기도 했고
가격도 괜찮았습니다.

어차피 머리는 다시 자라니까.

큰 모험은 아니겠다고 싶었습니다.


예약 시간에 맞춰 방문했습니다.

앞선 손님의 펌 시술이 끝나고
곧 제 차례가 됐습니다.


원장님은
앞머리와 옆머리를 정말
디자인하듯 꼼꼼하게 다듬었습니다.

손상된 머리카락도
과감하게 잘라냈습니다.


커트를 받다가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예약을 어떻게 해야 잘할 수 있을까요?

원장님 점심시간 고려해서 제외하고

앞뒤로 예약 없는 시간을 고르긴 했는데요...”


저도 프리랜서라
일정을 너무 빽빽하게 잡지 않거든요.

컨디션도 관리해야 하고
고객을 위한 준비 시간도 필요하니까요.


원장님이 잠시 웃으셨습니다.

“아, 그렇게까지 생각해 주셨구나.

그런 질문은 처음 받아봐요.”

그러면서
펌 예약과 커트 예약 간격을
다르게 운영한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리고 이런 말씀도 하셨습니다.


요즘은
1인 미용실이 많아졌다고요.

인건비가 워낙 올라
직원을 두기 쉽지 않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괜히 마음이 조금 쓰였습니다.


넓은 미용실 공간과
혼자 분주히 움직이는 원장님 모습이
왠지 낯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프리랜서도
비슷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서비스를 하고 싶지만
모든 걸 혼자 감당해야 하는 일.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머리가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미뤄왔던 일을 하나 해냈기 때문일지도 모르고
어쩌면
다른 프리랜서를 만나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달에
다시 그 미용실에 갈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원장님이 조금 더
자리를 잡으셨으면 좋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프리랜서가 프리랜서를
마음속으로 응원하는 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