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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디 Sep 28. 2020

그렇다고 워커홀릭은 아닙니다만

프리랜서로 살아남기


길고 긴 연휴를 앞두고 있다. 그래서 이번 주 월요일, 화요일은 어마어마하게 바쁘다. 갑자기 새로운 프로젝트가 하나 더 생겼고,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의해 연휴 전까지 시안을 보내주어야 하는 작업이 한 건, 연휴가 끝나자마자 시안을 넘겨주어야 하는 작업이 한 건 있다. 그래도 추석 연휴엔 웬만하면 클라이언트들도 쉬는 편이라 이번 연휴는 조금 쉴 수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계산 실패다. 그래서 오늘 무슨 일들을 했냐 하면,



오늘 한 일들>>>

1. 신규 프로젝트 파일 검토 및 자료 요청, 계약서 내용 확인 후 연락
: 어느 정도 정해진 포맷이 있는 작업이라, 클라이언트에서 제공한 파일을 잘 따라야 하는 것이 관건인 작업이다. 대용량으로 전달된 파일들을 하나하나 확인하고 문제 있는 파일들을 다시금 요청했다. 그리고 클라이언트 측에서 보내온 본 프로젝트에 대한 계약서 내용도 문제없음(?)을 확인! 일목요연하게 계약서를 잘 정리해서 보내줘서 너무 고마운 클라이언트다.

2. 단행본 본문 전체 조판 작업
: 본문 조판 작업이란, 책의 본문 내용 전체를 시안으로 잡아놓았던 레이아웃 틀에 맞춰 페이지를 만들어나가는 작업이다. 손이 빠르면 빠를수록 유리한(?) 작업 중 하나.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교정을 보시겠다며 연휴 전에 본문을 보내줄 수 있겠냐는 연락을 지난 금요일에 받았다. 여러 겹쳐있는 일로 빠듯하지만, 맞춰줘야지 별 수 있나.

3. 낱말 퍼즐 책 본문 디자인 작업
: 전체 5권으로 구성된 초등 학습서의 본문 디자인 작업. 새로운 클라이언트와의 첫 작업이라 여러 가지를 감안하고 협의하에 진행하게 된 작업인데 생각보다 작업량이 많다. 사실 몇 번의 미팅에서 여러 번 금액 협의를 했었는데, 절충안을 찾긴 했지만 사실 제안했던 금액과는 차이가 좀 있어서 고민이 많았던 작업이다. 어쨌든 하기로 했으니 최대한 즐겁게 해 보는 중.



그 외에도 몇몇 업무 관련 메일 답변과 클라이언트와의 통화 등. 써놓고 보니 얼마 안 되는 것 같은데 분명 나는 조금 전 업무를 마무리했다. 내일 하루 조금 더 마무리지으면 클라이언트와의 일정은 대부분 맞출 수 있을 것 같다. 다행이다. 어차피 이번 연휴엔 추석 당일을 제외하고는 내내 집에만 있을 예정이니, 연휴 동안 쉬면서(?) 남은 일을 진행해야겠다. 엥? 쉬면서 일을 진행하겠다니 이게 무슨 소리야. 쉬면 쉬는거지.

그렇다고 내가 워커홀릭은 아닌데, 프리랜서 생활을 지속하다 보니 이런 애매한 상황이 당연해졌다. 뭔가 일을 하는데 쉬는 것 같을 때도 있고 쉬는 데 일을 하고 있는 것 같은, 일과 휴식 사이의 어딘가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예전엔 그 줄타기가 너무 힘들고 괴로웠는데 요즘은 그런대로 적응 중이다.  삶이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을 놓게 되더라.

회사에 다닐 땐 그래도 퇴근하면 일단 ‘오늘은 잊어버리자’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프리랜서로 혼자 일하면서는 그게  쉽지가 않다. 매일매일 체크해야 할 것들이 많고, 여러 클라이언트와의 작업이 매번 겹치다 보니 작업 하나를 잠시 접어두면 다른 작업이 떠오르고, 다른 작업을 접어두면 아까 접어두었던 작업이 다시 떠오르는 식이다. 프리랜서로 살아남으려면 멀티는 기본 중의 기본인 셈이다.



컴퓨터는 껐지만, 머릿속으론 다른 시안을 생각한다.
이상하다. 워커홀릭은 아닌데. 아무리 봐도 이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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