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Development Overview
오전엔 새로운 사업에 대한 보고회 겸 각 단체 대표, 매거진 디렉터 등과 인사를 나누는 자리가, 점심 식사 이후엔 클리블랜드의 지역 사회 문제들에 대해 브리핑 받는 자리가 예정되어 있는 날이었다.
다른 인터내셔널 아티스트들과 우버를 타고 미드 타운의 한 건물 앞에 내렸더니 CNP(Cleveland Neighborhood Progress)에서 일하며 우리를 챙기는 업무를 맡고 있는 드본타(Dvonta)가 기다리고 있다. 그를 따라 미팅 룸으로 들어가니 우리를 반기는 4개 국어의 환영 인사:)
단체 대표들이 오는 만큼 다들 옷차림에 신경을 쓴 모습이다. 그저께 아티스트 및 실무 담당자들끼리 진행했던 오리엔테이션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클리블랜드 재단 소개를 시작으로 각 단체 들의 소개가 이어졌고, 대표들의 환영 인사가 있었다.
캔(CAN Journal)이라는 매거진과 인터뷰가 예정되어 있으니 소개하고 싶은 작업의 이미지와 사이트 링크를 미리 준비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한다. (아.. 영어 인터뷰라니..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간단한 점심 식사 후, Creative Fusion에 대한 소개와 Creative Fusion 2018의 주제인 Environmental justice(환경 정의 혹은 환경 공정성)와 실제 클리블랜드에서 일어나고 있는 지역 사회의 문제점들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을 들을 수 있었다.
오래된 파이프 관에서 나오는 독성 물질로 인한 수질 오염으로 집에서 물조차 마음대로 마실 수 없던 점, 건강한 음식이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함에 따라 경제적으로 어려운 계층일수록 패스트푸드를 먹게 되고, 결국 비만을 비롯한 각종 건강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들이 있었다. 국내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중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것은 바로 아이들의 납중독 문제였는데, 원인은 바로 오래된 페인트였다. 이 지역에서 돌아다니다 보면 벽돌이나 시멘트보다는 나무로 지어진 집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집에 발라져 있는 오래된 페인트 때문에 집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이 납에 중독된다는 것이다. (내가 살고 있는 집의 벽과 창틀 때문에 납에 중독이 되다니..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더 심각한 것은 어른보다는 어린아이들이 중독에 더 쉽고 강하게 노출되면서 심각한 상황에 이른다는 것인데, 뇌에 문제가 생겨 폭력적으로 변할 수도 있고 심하면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힘들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치료 후에도 정신장애를 비롯한 장기간의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니 이후 다른 사회적 문제로 연결될 확률이 아주 높다.
문제는 오랜 된 집에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기에 아이가 납에 중독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도 제대로 치료받기 어렵고, 무엇보다 그 집을 떠나서 갈 곳이 없다는 것이다. (친척으로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아 맘편히 가있을 친척집 조차 없다는 인터뷰가 머릿속에서 자꾸 맴돈다..)
나 같은 외국인이 듣기에도 소름이 돋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인데 시 당국은 무려 10년 동안 이 상황을 묵과하고 있다고 한다.
지금도 일 년에 무려 400명의 아이들이 납에 중독되고 있음에도.
*참고 영상 : Fault Lines - The Poison in our Wal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