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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er MYO Oct 10. 2018

day 34. 뉴욕 디자인 호텔 - Arlo Soho

In New York_02

전시를 보고, 맛집을 탐방하고, 걷다가 힘들면 공원에 앉아 여유를 즐기던 지난 뉴욕 여행들과 달리, 일 때문에 급작스럽게 오게 된 뉴욕.


타이트한 일정이니 만큼 호텔이라도 묶는 재미가 있어야 할 것 같아서 폭풍 검색 끝에, 이번엔 알로 소호(Arlo Soho)에서 묶기로 했다. 잠시라도 짬이 생기면 소호(Soho)라도 돌아다시고 싶었고, 번화가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조용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다만, 항상 차가 막히는 곳이라는 것이 함정. 따라서 차로 이동할 계획이 많은 분에게는 비추.)

Arlo SoHo
231 Hudson St, New York, NY 10013/ (212) 342-7000

로비에 들어서면 왼쪽에 간단한 간식과 샌드위치, 커피를 파는 곳이 있다. 24시간 동안 운영하고 있다는 말에 밤에 갑자기 입이 심심하거나 배가 고파도 걱정이 없겠다 싶었다. (결국 한 번도 이용하진 못 했지만.)

로비에서 정면을 보면 파란 네온사인이 보이는데 간단한 아침엔 조식 뷔페를, 이후에는 캐주얼한 미국 음식을 파는데, 조식이 제일 낫다는 소문을 듣고 점심과 저녁 시간엔 이용해보지 않았다.

뉴욕답게 베이글이 아주 맛있었다.

한쪽엔 바(bar)가 자리를 잡고 있었는데, 5시 반부터 7시까지 해피 아우어가 있다고 했지만 결국 이 시간엔 이용해보지 못해 아쉬웠다. (메뉴와 가격이라도 체크해볼껄.)

객실로 이어지는 복도는 로비와 달리 차분해서 좋았고,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마자 보이는 벽에는 층마다 다양한 스케치의 숫자가 액자에 걸려 있었다. 호텔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 엘리베이터를 타면 내가 내릴 층인가 싶어 움찔 거리기 일쑤인데(아트웍의 퀄리티가 다소 아쉽긴 하지만), 고객을 배려한 디자인이 아주 마음에 든다.

객실은 뉴욕답게 아주 좁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뉴욕은 정말 가격 대비 방이 좁아도 너무 좁다. 웬만한 나라에서 이 정도 가격을 지불했다면 욕조라도 있을 텐데, 욕조는커녕 옷장도 없다. 그래도 공간을 기가 막히게 효율적으로 디자인해서 만들어 놓았던지라 3박 4일을 지내기엔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벽에 있는 작은 책상은 계속 노트북과 함께 일을 해야 했던 나에게 아주 유용했다! (사실 이 책상이 이곳에 묶기로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무엇보다 클리블랜드에 있는 침구보다 훨씬 포근한 이불과 베게, 적당히 푹신한 침대 덕에 눕기만 하면 온몸이 녹아내리는 듯했다. (한동안 잊고 있었는데, 역시 침대는 그 어떤 가구보다 중요하다.) 정말 할 수만 있다면 침구들을 모두 들고 가고 싶었다!

이 호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곳은 바로 라운지.

실제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기도 하다. 지난 포스팅에 썼던 것처럼, 갑자기 아이폰이 먹통인 바람에 호텔을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 오후에 만나기로 한 친구와 T-mobile을 찾아갈 예정이었는데, 오전에 예정되어 있던 미팅들은 어찌한단 말인가. (참고로 난 타고난 길치다.) 걱정이 앞섰지만, 다행히 만나기로 한 분들이 흔쾌히 호텔로 와주신다고 하셔서 이 라운지에서 미팅. (알고 보니 여기서 미팅을 가끔 하신단다.) 친구와도 여기서 미팅.

저녁에 호텔에 돌아와서 자기 전까지 일을 한 곳도 이 라운지. 결국 방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을 보낸 곳이 되었다. (주변 사람들이 하도 일을 열심히 하고 있어서 나도 덩달아 집중이 잘 되는 효과까지 있었다!)

관광이 목적이라면 최적의 위치는 아니지만, 소호에서의 쇼핑이 목적이라면 추천.

작지만 알차게 꾸며진 이 호텔은, 관광이나 쇼핑이 목적이 아니었던 나에겐 완벽한 장소였다.

다음에 뉴욕에 온다면 서비스도 좋고, 직원들도 친절한 알로 소호에 한 번쯤 더 묶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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