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디자이너의 마음들]
대학교 3학년 때 일이었다. 그동안 아무런 일이 없었는데, 갑자기 친구가 연락을 그만 하겠다고 선언을 했다. 갑자기 그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에 당황스러웠고, 그는 만나서 이야기하자고 겨우 친구의 마음을 돌려세웠다.
묵직한 침묵이 겉도는 테이블 위에서는 방향 잃은 눈동자가 이리저리 움직였고, 그러던 중 겨우 첫마디를 꺼낸 그의 목소리가 미세하게 떨려왔다.
“혹시,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거야? 그렇다면 알려줘, 내가 고칠게.”
대학 생활 내내 함께 과제하고 이야기를 나누던 친구가 오늘은 너무나도 낯설게 느껴졌다. 그는 조용히 침묵하던 입을 열어 그동안의 일을 한 꺼풀씩 털어놓기 시작했다.
돌아보면, 그의 툭 던지는 듯한 말에 상처를 입었던 것이었고, 그때부터 그의 마음을 오해하여 이젠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상처의 골이 깊어진 상태였다.
“그런 줄 몰랐어…! 알았다면, 그렇게 말하지 않았을 거야.”
“… 알더라도 네가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서 이야기하지 않았어.”
“…”
참으로 아픈 말이었다. 그를 잘 아는 친구에게서 그런 말을 들어서 그런지 더 후벼 파는 듯이 아픈 말이었다. 사람을 상처 주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렇지만 그 상처를 눈앞에서 목격하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었다.
그 이후로 상처를 직접 대면하는 것이 참으로 어려웠고, 사람들의 오해가 대다수의 사람들이 저지르는 실수이자 착각임에도 굳이 그 오해를 거슬러 올라가려 하지 않았다. 한순간의 생각으로 오해를 하고 자신의 생각을 굳히고 나면, 그 생각을 바꾸기를 원하지 않아 보였다. 그 생각을 바꾸는 순간 자신의 신념을 바꾸는 듯한 미묘한 기분이 드나 보다.
오해의 늪은 참으로 깊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 늪에 빠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