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커뮤니티에 대한 이상향 (feat.힙X비, DAO)

신뢰할만한 커뮤니티를 찾아서


최근 익명의 저자가 올린 글을 시작으로 블라인드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가 있었다. 해당 글은 순식간에 공유되었고 이후 커뮤니티의 리더가 사과글을 올렸지만, 해당 이슈에 대해서는 아직도 댓글에서 여러 의견들이 줄지어 대립하고 있다. 온라인 기반으로 마케팅, 기획, PM 등의 직종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계속해서 가입하고 함께 인사이트를 나누던 만큼, 사람들이 받은 충격과 실망감은 결코 적지 않았다. 커뮤니티는 과연 어떤 역할을 하는 곳이며,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이상향은 무엇일까? 



온라인 커뮤니티의 변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막론하고  '커뮤니티'라는 단어가 더 많이 등장하고 있는 요즘이다. 



커뮤니티(community)의 어원은 인도-유럽어의 kommein으로, 교환이라는 뜻의 mei, 함께라는 뜻의 kom이 합쳐져 ‘함께 선물을 주고받는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1) 초기에는 지연에 따라 자연스럽게 생성된 커뮤니티를 이야기했다면 요즘은 개개인의 관심사나 취향에 따라 자발적인 커뮤니티 생성이 활성화되고 있다. 느슨한 연대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상호 간의 공감대가 일어나는 커뮤니티에 의미를 두고 있는 것이다. 



비대면 시대가 되면서 만남은 더욱 어려워졌지만, 동시에 온라인 커뮤니티는 오프라인 모임을 대체할 만큼 왕성하게 일어나기 시작했다. 대화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하던 기존 모임에서 더 나아가,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도 하고 수익 구조를 만들기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특히 블록체인, 코인, NFT 등 금융 관련 주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등장하게 된 새로운 개념이 있다. 바로 '탈중앙화'라는 개념으로 중앙의 권위 있는 집단에서 벗어나 개별적이고 자발적인 움직임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DAO라는 개념은, 탈중앙화 된 자율조직(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의 약자로 최근 블록체인에 대해 다루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많아지면서 커뮤니티의 운영 방식에서도 조금씩 시도되고 있는 시스템이다. 기존의 수직적인 개념에서 수평적인 개념을 넘어, 역할에 있어서도 책임감과 자율성을 함께 나누어 갖는다는 점에서, 새로운 움직임이라고 볼 수 있다.



그중에서도 DAO에서는 거버넌스 측면에서 수익을 정당하게 나누어 가지면서 부패를 방지하고, 소수의 수익 독점을 지양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재 이슈가 되고 있는 커뮤니티 사례에 대해서도, 수익 구조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멤버들에게 지정된 금액만을 나눠줬다는 점에서 재정의 흐름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가 많다. 



투명성과 정당성



결론은 멤버들에게 내부 사정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것인데, 이때 한 가지 간과되는 점은 멤버 모두가 과연 정당하다고 느끼는 방향이 하나로 통일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각자의 생각과 의견이 다른데, 아직 통일되지 않은 상태로 투명성 만을 강조하여 모든 내역을 공개한다고 해서 결과적으로 전적인 동의나 비동의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다.



개인의 의견을 존중하고, 함께 고민해야 하지만 최종적으로 결정을 해야 하는 경우, 정당성에 대한 고민은 더 깊어질 것이다. 민주적으로는 다수결을 따르고, 투표를 통해 결정에 이르기도 하지만, 과연 다수결에 따른 결정이 최선의 방법인지는 각 커뮤니티마다 다른 입장일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멤버들의 의견에 대해서 듣고자 하는 자세도 분명히 필요하고, 의견을 취합하는 것도 하나의 주요 과정이지만, 먼저 의사 결정의 취지를 설명하는 것 또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넷플릭스 같은 회사



 '규칙 없음'이라는 책에서도 볼 수 있듯이, 넷플릭스는 자율과 책임을 강조하는 회사로 유명하다. 2) 직원들을 바라볼 때, 규율과 통제를 강압적으로 적용하기보다는, 개개인이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기를 기대하면서, 다른 회사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자유를 보장한다고 한다. 책을 통해 조직문화가 알려진 후, 넷플릭스 같은 회사에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한 독자들도 많았지만, 동시에 과연 그런 문화에 익숙해질 수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되었다는 사람도 있었다. 직원들은 주체성을 가지고 솔직하게 회사 내에서 피드백을 하면서도 두려움이 공존하기 때문에, 더 큰 책임을 가지고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아한형제들에서는 '송파구에서 일을 더 잘하는 11가지 방법'을 수정하게 된 계기가 더 집중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나타내고자 함이었다고 한다. [9시 1분은 9시가 아니다]라는 문구를 [12시 1분은 12시가 아니다]라는 것으로 수정하면서, 칼같이 일하는 시간을 지키고 감시하는 관리자의 이미지가 아닌, 일터에서 상호 간에 만든 약속에 대해 지키려고 하는 마음의 중요성에 대해서 더 주목하고자 했다. 멤버들에게 지속적으로 문화를 알리면서, 계속해서 취지를 설명해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3) 






이처럼 커뮤니티 내에서도 마찬가지로 서로를 위한 책임을 다 하면서, 각자의 역할에 대해 취지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것은 한 사람의 이익만이 아닌 다수의 이익을 위한 것이기 때문에 더더욱 신뢰를 기반으로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신뢰가 무너지는 것은 커뮤니티를 지탱하는 골격이 무너지는 것이나 마찬가지일 것이다. 



신뢰할 수 있는 커뮤니티



상호 간의 신뢰는 관계를 기반으로 하며, 신뢰를 무너지지 않는 관계를 위해서는 서로 약속을 지키고 이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것이 작은 약속일 지라도, 그 경험을 통해 한 단계 더 나아간 신뢰를 쌓아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뢰란, 상대의 의도나 행동에 대한 기대를 포함한다. 4) 상대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그려지지 않는다면, 불안한 마음이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만약 커뮤니티 내에서 신뢰가 깨어졌다면, 이때 필요한 것은 진정한 자기반성과 결과에 대한 책임, 과정의 투명성, 그리고 정확한 정보의 제공이다. 인간은 실수를 범할 수 있기 때문에 커뮤니티에서 신뢰가 무너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그 상태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한번 일어나서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관계를 쌓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온라인이 더욱 활성화되어가는 지금, 서로를 더욱 신뢰할 수 있도록 투명하게 소통하고 자신이 먼저 약속을 지키는 주체적인 움직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 자료

1) 'COMMUNITY, 선물을 주고받는 작은 사회' [링크]

2) '넷플릭스 조직문화 파헤치기' [링크]

3)  퍼블리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기업문화를 이해시켜라: 우아한형제들' [링크]

4) [이형석의 창업의 비밀] 신뢰란 무엇인가 [링크]



매거진의 이전글 01 일하는 디자이너의 생각 :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