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실한 사람일수록 불안해지는 이유

Prologue. 우리는 왜 점점 생각을 덜 하게 되었을까

요즘 주변을 보면, 이직을 고민하는 사람은 많아졌는데 실제로 움직이는 사람은 줄어들었다.

그들이 능력이 없어서도, 게을러서도 아니다. 오히려 다들 충분히 성실하고, 책임감 있고, 똑똑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우리는 점점 생각을 덜 하게 되는 방향으로 일하고 있다.


예전에는 열심히 하면 대부분 설득할 수 있었다. 노력은 곧 실력이었고, 실력은 언젠가 보상으로 이어질 거라 믿을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열심히 해도 불안하다. 공부를 해도 방향이 맞는지 모르겠고, 일을 많이 해도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라는 감각은 생기지 않는다.


그래서 사람들은 곧잘 가던 길을 갑자기 멈춘다. 더 가기엔 불안하고, 지금 자리에 머물기에도 마음이 편하지 않아서일까. 이 현상을 능력 부족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반대로 바라보아야 한다. 지금 멈춰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충분히 똑똑하고,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문제는 다른 데 있다. 우리는 점점 생각을 덜 하게 되는 구조 속에서 일하고 있다. 한 사람의 개인이 해야 할 일은 늘었고, 결정은 빨라졌고, 틀리면 안 되는 압박은 커졌다.


그 결과, 우리는 ‘어떻게 할까?’보다는 ‘이렇게 하는게 맞나?’를 먼저 묻는다.


문제를 새로 정의하기보다, 이미 정해진 답 안에서 안전한 선택지를 찾는다. 이건 단순히 개인의 태도 문제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환경의 문제이기도 하다.


나는 창의성을 공부하는 글을 통해서, 요즘 커리어 중반의 사람들이 느끼는 이 묘한 불안을 ‘의욕 부족’이나 ‘용기 없음’으로 설명하지 않으려 한다. 대신, 왜 성실한 사람들이 점점 불리해지는 구조가 되었는지, 그리고 이 안에서 우리가 다시 사고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차분히 살펴보려 한다.


이번 탐구노트는 창의성을 타고나는 재능으로 보지 않는다. 창의성은 지금 우리가 일하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방식 속에서 점점 깎여 나가고 있는 사고의 여지에 가깝다. 그리고 이 여지를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앞으로의 커리어를 꽤 크게 가를 거라고 믿는다.




다음 글에서는 우리가 왜 이렇게까지 바빠졌는지, 그리고 그 바쁨이 왜 창의적인 생각을 앗아가는지부터 이야기해보려 한다. 지금 이미 열심히 살고 있는데도 왠지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면 이 연재가 조금은 힘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