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었던 공간
세계디자인테마기행 프랑스 니스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예술 하면 프랑스, 프랑스 하면 예술이라 말할 수 있을 정도로 프랑스와 예술은 뗄 수 없는 사이입니다. 이러한 프랑스에서도 아름다움으로 손에 꼽히는 도시 니스, 니스의 현대미술관을 탐방해 보았습니다!
니스 현대미술관은 시내 중심에 위치해 있습니다. 입구에 들어서며 느껴지는 건물의 규모는 입장하는 순간부터 설렘을 가져다주었습니다.
제일 먼저 볼 수 있었던 바바라 & 마이클 라이스겐(Barbara & Michael Leisgen) 작가의 전시는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사진과 영상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이들은 아티스트 부부로서, 자연의 실루엣과 자신들의 신체를 결합시켜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 녹아드는 형상을 표현합니다. 작업들을 감상하면서, 인간이라는 존재는 거대한 자연의 아주 작은 일부분이라는 겸허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다음은 여성의 성과 신체를 주로 다룬 20세기 후반의 미국 예술가, 한나 윌크(Hannah Wilke) 작가의 작업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작가의 많은 작업들 중에서 "껌"을 소재로 사용한 작업이 가장 인상 깊게 다가왔습니다. 그녀는 작은 껌 조각들을 신체에 붙이고 이를 통해 여성의 몸과 성에 대한 사회적이고 문화적인 담론을 탐구했습니다. 껌은 부드럽고 유연한 소재로서 여성의 신체와 유사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작가는, 이 껌 조각들을 다양한 부위에 부착하여 여성의 신체적 변화와 상처 등을 표현하였습니다. 전시관에서는 이때 작가가 사용한 껌의 브랜드들과 실제 작업에 사용하였던 껌들을 함께 볼 수 있었습니다. "껌"이라는 일상적이며 보편적인 소재가 이렇게 복잡하고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업에 적절히 사용된 것을 보며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전시를 이어보던 중, 온통 새파란 빛으로 가득 찬 공간에 다다르게 되었습니다. 이 전시관에서는 20세기 후반 프랑스 예술가인 이브 클레인(Yves Klein) 작가의 작업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의 작품은 널리 알려져 있는 니케의 여신상과 같은 그리스 조각들에 파란색 안료를 입힌 것이 특징이었는데, 이브 클레인 작가는 자신이 직접 개발한 고유한 안료를 사용하여 작품을 만들었습니다. 작가는 이 강렬하고 아름다운 파란빛을 통해서 심미적인 경험과 영적인 차원을 표현하려 했다고 합니다. 익숙한 형상들에 입혀진 푸른색은 신선함과 동시에 독특한 시각적 자극을 경험시켜 주었습니다.
이렇게 색이라는 요소를 통해 관중들에게 미적인 경험을 전달하면서 작가 본인의 정체성을 공고히 했다는 점을 높이사고 싶었습니다. 색채를 주제로 사용한 작업을 마주하니, 이에 관련된 해프닝 하나를 떠올릴 수 있었습니다. 2016년, 인도 출신의 예술가인 아니쉬 카푸어가 "세상에서 가장 검은색"이라는 명칭을 가진 반타 블랙 안료에 대한 독점 사용권을 구매하였고, 자신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의 사용을 금하자 전 세계의 예술가들과 과학자들이 크게 반발하였습니다. 이후 한 예술가는 반타 블랙과 거의 흡사한 효과를 지닌 안료를 개발하여 저렴한 가격에 배포하면서, "아니쉬 카푸어는 이용불가"라는 문구를 첨부하여 특정 색을 독점한 그를 비판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색"이라는 것이 현대 사회에 들어서 예술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등 다양한 측면에서 복합적으로 다루어진다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몇 해 전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전시를 진행한 니키 드 생팔(Niki de Saint Phalle) 작가의 작품, 찌그러진 차 한 대로 표현한 현대미술, 3D 프린터를 사용해 겹겹이 쌓아 만들어낸 조각상 등 다채롭고 신선한 작업들을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전시를 다 보고 올라간 현대미술관 전망대에서는, 여태껏 보았던 작품들만큼이나 아름다운 니스의 시내 풍경을 내려다볼 수 있었습니다. 따뜻한 아이보리, 노랑, 주황빛으로 가득한 건물들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평온하고 부드럽게 어루만져 주는 것 같았습니다. 전망대에서 내려다본 경치는 이 도시가 왜 유럽에서 손꼽히는 휴양지인지를 의심치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전망대에는 이러한 니스의 그림과도 같은 풍경을 담은 액자들이 설치되어 있었습니다. 니스 현대미술관은 안에서나 밖에서나, 어디서든 예술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공간이었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오늘 만나본 현대미술관과는 조금 다른 예술의 공간, 샤갈 미술관을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동화와 신화적인 요소들을 그만의 선명하고 독특한 색채로 표현한 프랑스의 예술가 샤갈, 아름다운 니스의 풍경과 어우러진 그의 작품들을 소개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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