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반반입니다. 웹디자이너에게는 포트폴리오가 있기 때문에 졸업장이나 별 다른 스펙은 필요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전문대 졸업장 정도는 있으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학교 성적이 좋지 않아서 4년제는 못 가는 상황이라면, 그래도 전문대 졸업장 정도는 따놓는 게 좋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말씀드려봅니다. 디자이너만 놓고 보면 졸업장이 필요 없다고 말씀드릴 텐데요, 대한민국이라는 조직에서 활동하려면 필요할 때도 있거든요.
오늘은 이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대학(명문대) 졸업장은 만능 자격증입니다.
대한민국에서는 졸업장이 단지 해당 대학에서 해당 전공과목을 배웠다는 증명서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죠. 실제로 졸업장이 주는 가치는 학력 증명의 가치보다 훨씬 큽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극단적인 비유를 들어볼게요. 일단 명문대를 나오면 모든지 잘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공과는 전혀 관련 없는 연예인도 명문대를 나왔다고 하면 그냥 달라 보이죠?
반대로 고졸이라고 하면 그냥 게으르고 멍청하고 일을 못할 거라는 선입견부터 생기죠. 이성적으로 생각하면 그게 분명 아닌데... 그래도 어쩔 수 없죠.
심지어 대학 졸업장이 그 사람의 인격이나 인성을 증명하기도 합니다.
명문대를 나왔다고 하면 인성도 좋고 매너도 좋고 게다가 부모님 말을 잘 듣는 효자까지도 됩니다.
제 경험에 비춰보면 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요... 대부분은 그렇게 생각하죠?
하지만 고졸은 왠지 학교에서 사고만 치고 날라리에 싸가지도 없고 부모님 속만 썩이는 살짝 오버해서 인생 실패자로 보기도 합니다. 진짜 대한민국에서 대학 졸업장은 특히 명문대 졸업장은 과히 만능 자격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래도 디자이너에게는 학력보다는 실력입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다~ 이렇게 보는 건 아니겠죠. 다행히도 디자이너 채용에서는 이런 만능 자격증인 졸업장보다는 포트폴리오를 더 중요하게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디자인 업무에서는 디자인 능력이 아주 중요하고
그리고 이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본인의 작업물들이 담긴 포트폴리오가 있기 때문에 졸업장이 없어도 지원자의 업무 능력을 잘 살펴볼 수가 있거든요.
사실상 대학 졸업장으로는 이 사람의 디자인 능력을 평가하기에는 불가능하죠. 아무리 디자인 전공 졸업장이라도 이 사람의 결과물을 눈으로 보기 전까지는 평가가 불가능합니다.
물론 졸업장이 이 사람의 성실성이나 상식 혹은 전공분야가 뭔지는 증명할 수가 있습니다.
근데 그게 얼마나 반영이 될지는 좀 회의적입니다.
그래서 제 결론은 졸업장보다는 포트폴리오라는 것입니다.
여담으로 큰 회사나 글로벌 회사라면 입사 조건에 학력을 따지고 영어능력이나 스펙을 따지기도 합니다.
또 과장, 부장 진급 시에 이런 조건이 따라붙기도 할 것이고요.
하지만 이는 그 회사의 입사 방침이지 디자이너의 일반적인 조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 생계형 웹디자이너 분들은 이런 큰 회사에 가는 경우가 거의 없겠죠.
간다 하더라도 아마 경력직으로 들어가실 테니 졸업장이나 스펙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그래도 전문대 졸업장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근데 전문대 졸업장은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웹디자이너를 뽑은데 4년제 졸업장까지 요구하는 회사는 많지 않지만 고졸 사원 채용을 피하려는 회사는 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학력 사항에 보면 초대졸 이상이라는 문구가 심심치 않게 보이거든요.
인생은 내가 가진 무기를 가지고 싸우는 전쟁터죠.
있지도 않는 무기, 내가 갖고 싶은 무기, 이런 거 간절히 원하고 바라고 희망해도 소용없죠.
크게 부담되는 게 아니라면 전문대 졸업장이라는 무기는 하나 있으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전문대 졸업장이 절대 쎈 무기는 아닙니다. 누군가에는 쓸모없는 필요 없는 무기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히 전문대 졸업장이라는 무기가 있으면 더 많은 취업의 기회를 잡을 수가 있다는 건 확실합니다. 그리고 이 무기가 더 크고 더 쎈 무기를 만드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