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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처리형 Oct 22. 2019

우리가 알던 용서는 용서가 아니다

용서란 무엇인가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법정스님의 책과 그의 글을 좋아한다. 무소유를 주장하셨던 스님의 의도와는 상반되게도 나는 스님의 책을 꽤 여러 권 가지고 있다. 가끔 스님의 글이 생각날 때마다 아무 책이나 집어 들고 먼저 살다 간 현자의 생각을 읽다 보면 마음이 편안하고 포근해진다. 이미 세상과의 인연을 정리하신 분이기에 만날 인연이 되지 않았던 나는 그저 그가 남긴 글을 통해 그의 말을 들을 뿐이다. 하지만 그 글들에는 그저 읽어 보는 것만으로도 의식을 깨워 일으키는 힘이 있다.


 최근에 인간관계의 갈등과 용서하는 과정에 대해 자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나름 크게 감명을 받은 일화가 있어 가져와 봤다.


어느 날 법정스님이 잠시 외출한 틈을 타, 방에 도둑이 들었는데 생활에 꼭 필요한 것들만 골라서 가져가 버렸다고 한다. 보통사람이라면 화가 치밀어 올랐을 법도 할만한 일이었지만 법정스님은 가장 먼저 스스로가 부끄러워졌다고 한다. 자신에게 아직도 남이 탐낼 만한 물건이 있었다는 것이...


 우리 중에 인격이 훌륭한 사람이라면 처음에는 화가 날 수도 있겠지만, 곧 냉정을 되찾고 

"그래, 너도 얼마나 궁했으면 별것도 아닌 그런 물건을 훔쳐 갈 생각을 했겠냐" 

이렇게 말하며 대인배처럼 그 도둑을 용서했을 것이다. 하지만 법정스님은 물건이란 본래 자기에게 속한 것이 아니라 인연 닿아 잠시 맡아둔 것에 불과한 것이기에 용서할 일도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용서란 타인에게 베푸는 자비심이라기보다, 흐트러지려는 나를 나 자신이 거두어들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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