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다시 보기
마음공부를 시작한 이후로 많은 것을 배우고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신경 쓰고 있는 것이 있는데, 타인에게 최대한 친절하게 대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잘 보이려는 것이 아니라, 친절하게 대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지내던 어느 날인가 문득 스스로에게 묘한 위화감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남에게는 관대해지려고 노력하면서도 정작 나 자신에게는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스스로에게 조금 더 친절하고 관대해져야 하는데 그 반대로 행하고 있었던 것이다. 스스로에게 관대하다는 것은 물론 나태해지라는 얘기가 아니다. 스스로를 너무 몰아세우고 학대하지 말라는 뜻이다.
나의 현재의 모습이 내가 원하는 이상적인 모습이 아니고, 스스로의 기준치를 만족시키지 못한다 하더라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결심을 세우고서도 오래 못가 또 무너지는 스스로를 너무 나무라지 말아야 한다. 원래 그렇게 약한 게 사람 마음이다. 넘어진 사람에게 필요한 건 격려와 위 로지 질책과 비난이 아니다. 다른 사람에게 최대한 넓은 마음을 가지려 하면서도 정작 나 자신에게는 그러지 못했다. 쓰러진 사람을 보고 손 내밀어 일으켜 주는 게 미덕이듯, 내가 쓰러졌을 때도 그렇게 일으켜주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그만 질책하기로 했다. 아니, 오히려 감싸주기로 했다. 힘들지만 잘해왔다고 칭찬해 주기로 했다.
그러고 보니, 거울을 보며 웃어봤던 게 언제였는지 기억조차 나지를 않는다. 남에게는 억지로 웃음을 보이면서도 스스로에게는 그렇게나 웃음에 인색했었다. 그런 생각을 하며 거울을 다시 보니 눈앞에 있는 가장 소중한 존재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존재를 향해 한껏 따스한 마음을 담아 크게 웃음을 지어 보았다. 오늘 하루가 행복해지는 가장 쉬운 방법이 이거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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