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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처리형 Nov 05. 2019

감성 실종사건

작가로 살아남기

 약 열흘만에 브런치에 접속하여 이웃 작가님들의 글을 읽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접속해서 그런지 읽지 못한 글이 상당히 많이 있었다. 모두 자기 만의 얘기를 자기만의 스타일로 깔끔하게들 담아낸 글들이었다.. 하나하나 감정 이입하며 읽어나가는 중 대체 안 본 글이 얼마나 있는 건지? 하며 스크롤을 내려 보는데 맙소사! 끝도 없이 쌓여 있는 것이었다. 열흘이라는 시간이 길다면 길지만 또 짧다면 짧은 시간이데 다들 그 시간 동안 어찌 그리도 많은 사연들을 쏟아 낼 수 있었는지 신기하고도 대단하게 느꼈졌다. 


 감성도 소모품인가 보다. 터져 나올 때는 콸콸 새는 수도꼭지처럼 터져 나오다가도 어느 때인가부터는 뚝하고 멈춘다. 말라붙어 버린 우물을 보듯 마음속에 건져 올릴 감정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감성이 메마르니 생각도 멈췄다. 억지로 머리를 싸매고 써넣은 글에서는 어떤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이번 여름은 나에게 신기할 정도로 많은 영감을 떠올리게 해 준 계절이었다. 사춘기 소년도 아닌데 길을 걷다가도 온갖 글감들이 떠올랐다. 노트를 항상 끼고 다니며 떠오르는 생각들을 다 적어 넣는 것조차 일이었다. 그렇게 한참을 쏟아냈기 때문일까. 여름의 끝무렵부터 생각이 멈춘 것이었다. 며칠이 지나도 노트에는 새로운 글이 적히지 않았고, 억지로 써 본다한들 한참 함량 미달인 글 밖에 써지지 않았다. 찬바람이 불면 조금 나아질까 하는 생각에 기다려도 보았으나, 가을바람은 아쉽게도 떠나버린 감성까지 데려다 주지는 못했다. 


 감성과는 별개로 요즘은 이성이 활개를 치고 있다. 글과 병행하여 진행 중인 유튜브를 위한 대본은 술술 써진다. 너무 많이 써놔서 이걸 다 영상으로 만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이다. 감성이 집을 비우니 이성이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왔나 보다. 결국 난 사라져 버린 감성을 찾아 헤매기보단 들어온 이성을 이용해서 그것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을 최대한 많이 해놓기로 결심했다. 집 나간 아이는 헤매다 지치면 돌아오겠지. 그리고 지금의 이 이성 과잉의 상태가 언제 또 끝날지 모르는 일이니 말이다.


 흔히 가을은 감수성이 가장 예민해지는 계절이라고들 한다. 선선한 기온과 낙엽으로 적당히 물든 풍경은 감성여행을 하기에도 딱 좋다. 그래서 내 감성도 여행을 떠났나 보다. 조금 기다려 보기로 했다. 늦가을 까지만 돌아와도 좋을 거 같다. 아름다운 계절에 아름다운 여행을 하고 왔으니 더 많이 성장해서 돌아오겠지...



-유튜브 토크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MKAfCDsK4pWxrz2USDvAag


-유튜브 재테크 채널-

https://www.youtube.com/channel/UCZhDLh_JxemyvAXmvdvCM0Q


-네이버 블로그-

https://blog.naver.com/despai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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