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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단순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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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처리형 Jul 23. 2019

적게 단순하게 먹자

단순한 삶을 위한 지침 3

 항상 70kg 초반대를 유지하던 체중이 80kg 넘게 불어난 적이 있다. 통통해진 얼굴과 튀어나온 뱃살은 차치하더라도 평소와 똑같이 활동을 해도 숨이 금방 차고 빨리 피로해지는 것은 필시 무거워진 몸 때문이었다. 몸에 납이라도 달아놓은 듯 무엇을 해도 항상 몸이 무겁고 축 처지는 느낌이었다. 몸이 무거워지니 일상 자체에 활기가 돌지 않았다. 


 체력이 떨어지니 움직이는 것이 귀찮아지고 활동량이 줄어들며 마음까지 점점 소극적이 되어가는 기분이었다. 집중이 잘되지 않았고 신경을 한 곳에 모으기 어려워졌다. 에너지가 줄어들고 삶의 활력이 사라진 이유가 내 몸에 불필요한 것이 많이 붙었기 때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덕지덕지 붙은 불필요한 지방들이 마치 거머리처럼 내 활기를 빼앗아 가고 있었다. 어떻게든 몸을 가볍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이상 견디기 힘들어 그것들을 치워버리기로 결심한 후, 다이어트를 시도했다. 이런저런 다이어트 방법을 찾아보고 있는데 거짓말 조금 보태 수천 가지 다이어트법이 서로 자기가 최고의 다이어트라며 경쟁하듯 광고하고 있었다. 가만 보니 대부분이 '~을 먹으면 살이 빠져요'라는 식이었다. 나는 이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몸을 가볍게 하기 위해서는 더하는 먹기가 아닌 빼는 먹기를 해야 할 것인데 왜 자꾸 무엇인가를 먹으라고 하는 건지...



간헐적 단식

 그때 한 가지 다이어트법이 눈에 쏙 하고 들어왔다. '간헐적 단식'이었다. 올해 초에도 한차례 유행을 했던 다이어트 법이기도 한데, 그때는 그렇게 유명해지기 전이었다. 최대한 단순한 다이어트를 찾던 나에게 이것만큼 좋은 방법이 없어 보였다. 간헐적 단식의 신념은 간단하다.

 '정말 배고플 때만 제대로 먹는다'


 우리는 하루 3끼를 꼬박꼬박 챙겨 먹는 식습관에 익숙하다. 익숙하다 못해 강박적으로 그렇게 먹어야 건강하다고 생각을 한다. 어릴 적부터 학교와 가정에서 십수 년간 받아온 세뇌교육의 영향이다. 하지만 3끼를 꼭꼭 챙겨 먹는 것이 정말 건강한 식습관일까? 그것은 언제부터 정해진 것일까? 10만 년이 넘는 인류 문명 전체에서 하루 3끼를 챙겨 먹는 습관이 시작된 것은 언제부터일까? 모르긴 몰라도 극히 최근일 것이다.


 우리의 몸은 우리가 먹어온 것, 그리고 지금 먹고 있는 것으로 이루어진다. 우리의 몸이 곧 우리가 세상에 존재하기 위한 재료이기 때문에 몸과 먹는 것을 단순하게 유지하지 않으면 일상과 생활이 단순해질 수 없다. 


 먹는 행위를 하루에 한 번이나 두 번으로 줄이고 그 양과 종류를 한정하게 되면 많은 이점이 생긴다.



식사가 일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어듬

 우선 1일 1식 또는 2식을 하게 되면 식사라는 행위 자체의 횟수가 줄어들기 때문에 식사를 하기 위해 따로 배정하는 시간 역시 줄게 된다. 그로 인해 식사가 일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줄게 되고 일과가 조금 더 단순해진다.



음식에 대한 자제력이 생김

 다음으로 먹는 양을 한정하게 되면 음식에 대한 자제력이 생긴다. 내가 먹는 것을 내가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은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지배력이 강해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자제와 조절, 그리고 가벼워진 몸이 삶의 불필요한 것들을 제거하고 심플함을 키우는 방향으로 자정작용을 해준다.



먹는 음식이 단순해져 먹는 것에 대해 덜 생각함

 또한 우리 몸을 이롭게 하는 건강한 음식들로만 먹는 종류를 제한하게 되면, 먹는 것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 줄게 된다. 무엇을 먹을지를 고민하는데 쓰는 시간은 생각보다 많다. 그뿐만 아니라 시시때때로 우리의 집중력을 흩트려 놓는다. 하지만 먹을 것에 대한 생각을 줄이면 이러한 불필요한 정신 낭비를 막을 수 있다. 오늘 저녁에 무엇을 먹을까 와 같은 불필요한 생각을 줄이고 좀 더 집중이 필요한 곳에 생각을 단순하게 모을 수 있게 된다.



불필요한 식사 자리 줄어

 이와 같은 분명한 이점들에 더하여 식사 횟수가 줄고 양과 종류가 제한되면, 필연적으로 불필요한 식사 자리와 만남도 덤으로 줄어들게 된다. 물론 좋은 사람들과의 좋은 식사 자리는 마다하지 말고 많이 나누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사는 데 있어 어디 그런 식사 자리만 있겠는가. 굳이 만날 필요 없는 사람들과 만나 먹을 필요 없는 음식들을 먹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가. 이런 불필요한 동반을 줄이게 되면 그만큼 내 일상은 심플해진다. 


떨어져 나간 지방의 무게만큼 몸도 마음도 가벼워졌다


 2개월간의 체중 감량은 혹독하였으나 다행히도 성공적으로 체중을 줄였다. 떨어져 나간 지방의 무게만큼 몸도 마음도 훨씬 가벼워지고 상쾌해진 느낌이었고, 온몸의 생기가 넘쳤다. 너무나 기분 좋은 느낌이었다. 


 단순한 삶, 미니멀 라이프란 단지 내 주변의 물건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우리 몸이야말로 나의 존재 그 자체이며 항상 함께하는 분신이기에, 내 몸이 단순해져야 내 삶도 단순해질 수 있다. 먹는 것을 간소하게 유지하고, 일상 역시 간소하게 하여 내 몸이 가장 심플한 상태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미니멀 라이프의 시작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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