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그냥
가방 안에 들어와서
자리 잡고 있던
볼펜 한 자루
클립 부분이
부러져 없어진
어디선가 공짜로 받은
볼펜 한 자루
안 써지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버려지지 않고
계속 가방 안에 있었다.
아침 일찍 커피숍에서
자료를 읽다가
뭔가 쓸 것이 필요했다.
가방을 뒤져봐도
쓸 것이라곤
이 볼펜 한 자루
밖에 없었다.
역시
써지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계속 종이에
돌돌돌 원을
계속 그려보았다.
그래도
안 써졌다.
그래도
계속 계속
돌돌돌 돌돌돌
그렸다.
역시
안 써졌다.
그래도
계속 계속 계속
돌돌돌 돌돌돌 돌돌돌
그렸다.
그랬더니
나온다.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