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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신 Mar 30. 2021

명상 중에 트라우마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나요?

명상가의 핸드북(#12)

명상가의 핸드북(#11)

Q. 명상 중에 자신의 트라우마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나요?


A. 네, 해소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을 설명해볼게요.


생각이라는 것은 사람의 몸 안에 있는 심장이나, 간, 위처럼 인간이 의식적으로 통제할 수 없는 것 중의 하나입니다. 없애려고 한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인간의 생존을 위해 필요한 장기들의 움직임과는 달리, 생각은 생존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어요. 오히려 깊은 사유가 아닌, 이유 없는 불안과 두려움이 일으키는 의미 없는 생각이 많으면 행복한 인생을 살기는 어렵죠.


명상이 깊은 생각을 하는 것이다는 오해도 있지만, 생각을 없앨 수 있다는 오해도 있습니다. 둘 다 오해입니다. 명상은 생각을 그저 바라보는 것, 좀 더 일상적인 말로 하자면 관찰하는 활동을 포함합니다. 생각만 관찰하는 게 아니죠. 내 몸을 중심으로 일어나는 현상들을 모두 관찰합니다. 관찰하는 시간, 즉 명상하는 시간이 쌓이면 어떤 변화를 감지하게 되는데요. 대부분의 경우 그 변화는 감정적으로 울컥(?)하는 현상으로 나타납니다.


명상을 하는 도중, 갑자기 울컥합니다. 눈물이 나기도 하고 심하게 감정적 상황에 빠져버려요. 이런 경우 대부분의 사람들이 깜짝 놀라, 뭔가 잘 못된 거 아닌가, 하고 불안해합니다. 하지만 불안해할 필요가 없어요. 오히려 명상에 진전이 있음을 기뻐해야 할 일입니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날까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명상을 하면 평안한 마음의 상태가 한 동안 유지됩니다. 그럴 때, 마음이라는 것이 작동을 해요. 마음은 원래 가만히 있지 못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거든요. 마음 한 구석, 무의식 한 편에 깊이 숨겨두었던 트라우마와 상처를 마음 한가운데로 올려서 파도를 만들어 냅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명상가의 태도입니다. 명상가는 파도 속으로 뛰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몰아치는 생각 속으로 뛰어들지 않고, 해안에 서서 일렁이는 파도를 있는 그대로 바라봅니다. 그러면 어떻게 되나요? 파도는 잦아들며, 시끄럽게 한 동안 몰아쳤던 생각의 파도, 그리고 그것을 일으켰던 무의식 한 편의 상처와 트라우마는 해소됩니다. 한 번에 100프로? 아니, 그 정도는 아니고.. 조금이라도 해소됩니다. 이런 현상이 수차례에 걸쳐 일어나면 더 이상 과거의 상처, 트라우마는 상처가 아니고 트라우마가 아니게 됩니다.


그야말로 평정한 마음 상태, 순수한 마음 상태에 가까워지는 거죠. 이것이 상처와 트라우마의 해소, 치유 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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