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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신 Sep 05. 2020

도전! 하는 삶을 위해서는

에고를 버려야 한다

올해 여름, 수상 스포츠를 배웠다. 과거에는 전혀 배울 생각도, 마음도 없었던 일이다. 우연히 들렀던 북한강변에서 모터보트를 탔고, 그 다음 어느 날에는 딸들은 웨이크 보드를, 나는 수상스키를 배웠다. 코흘리개부터 수영을 시작한 딸들은 첫날 배우자 마자 보드를 즐길 정도가 되었다. 코치는 딸들에게 엄지를 척! 하고 올리며 말했다.


니들 같은 잔챙이들은 괜찮아. 아저씨들이 문제야 문제~


수상스키를 신고 물속에 들어가자 호흡이 가빠졌다. 몇 년간 수영을 했지만 검푸른 물을 보자 두려움이 올라왔다. 몸에 힘이 들어갔다. 안내에 따라 보트 옆면의 봉을 잡자 보트가 속도를 내고 달리기 시작했다. 얼마 못 가 물에 빠졌다. 빠지고, 빠지고, 신발은 헐렁하고, 스키가 벗겨졌다. 호흡은 더 가빠지고, 힘이 빠졌다. 그야말로 고난의 연속이었다. 결국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마무리를 지었다. 지친 내 얼굴을 바라보던 아이들의 눈빛에는 연민이 넘쳐났다. 젠~장!


여하튼, 수상 스키에서는.. 음, 나는 쓴 맛을 봤다. 두려움 때문이었다. 오랫동안 수영을 했을 뿐 아니라, 구명조끼까지 입었는데도 두려움으로 몸이 굳었다. "아저씨들이 문제야~"라 하던 배 나온 아저씨의 불친절함도 한 몫했다. (본인도 아저씨면서...)




그러고 보면, 몸과 마음의 고집이 강한 이들이 있다. 스스로 지키려는 고집 때로 두려움을, 때로는 거부감을 일으킨다. 이런 고집은 강한 에고에서 나온다. 강한 에고를 가진 이는 자신만의 스타일을 고수하는 경향이 강하지만, 새로운 걸 경험하고 배우는 데는 젬병인 경우가 많다. 새로운 경험과 그를 통한 배움은 활짝 열린 마음일 때에 가능하다.  


에고는 적이다.


라이언 홀레데이는 <에고라는 적>에서 '에고는 적'이라고 했다. 왜 그는 '에고를 적'이라고 했을까? 흔히 에고는 '가짜 자아'라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가짜 자아'는 '진짜 자아'를 부여잡아서 성공과 성장을 방해한다. 성공과 성장을 방해하니, 적일 수 밖에 없다.


에고라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나는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 나는 무엇일까? 사람은 영혼-정신-육체로 이루어져 있다고 하는 데, 나를 바라보는 시각에 따라 '나는 영혼'이라는 관점이 있고 '나는 정신과 육체'라 보는 관점이 있다.


힌두교, 기독교, 불교, 이슬람교 등의 수많은 종교들은 모두 영혼은 죽지 않는다는 '영혼불멸설'을 따르며, '나는 영혼'이라고 바라본다. 이들은 '육체는 영혼의 감옥'(플라톤)이라고 한다. 또한 일부 종교에서는 영혼은 새로운 육체를 입고 다시 태어난다고 한다. 영혼이 다시 태어나는 이유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성장'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자아(나)'는 '영혼'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에고'는 '가짜 자아(나)'라고 표현한다.


자아가 영혼이라는 관점으로 보면, '에고'는 정신과 육체가 된다. 사람은 나고 자라며 많은 경험을 한다. 그 과정 속에 가족과 친구, 학교, 직장, 국가 등의 무리에 속하여 정체성을 만들어 나가게 된다. 내가 속한 집단, 나의 과거 경험이 나를 규정하는 것이다.


저는 요, 어느 학교를 나와서.. 어떤 회사를 다녔고요.. 애가 몇 명이고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소개를 한다. 꽤나 좋은 학교, 좋은 회사를 다녔거나 다니고 있는 이들은 꼭, 학교와 회사를 소개한다. 학교와 회사, 즉 조직이 나를 대변하는 것처럼. 이렇게 사람이 나고 자라 만들어 나간 정신과 육체가 바로 '에고'다. 에고의 특성은 '지키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어려서부터 애써 만들어 왔으니, 당연하다. 보수적일 수밖에 없다. 당연히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보다, 예전 것을 고수하려고 한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버려야 할 한 가지는 에고다.


라이언 홀레 데이는 '에고'를 버려야 성공을 할 수 있다고 한다. 급격히 하는 세상에서 자신이 가진 것만을 고수하려고 하는, 배우고 도전하지 않고 안정적인 삶만을 추구하는 사람은 성공할 수 없다고 본 것이다.


요즘 같이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배움 만큼 중요한게 또 있을까? 4차 산업혁명, 뇌과학, 바이오.. 어쩌고 하는 듣기만 해도 어려운 기술로 무장하고 세상은 얼마나 빨리 변하는가. 변하는 세상을 따라 중심 없이 흘러 다니지 않고, 새로운 것을 쉽게 받아 들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강점이 될 것이다. 세계를 이끌고 있는 유명한 사람들, 예를 들어 엘론 머스크, 제프 베조스, 빌 게이츠, 주커버그, 래리 페이지.. 등등의 사람들은 모두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북한강에서 쓴 맛을 본 후, 홍천강에서는 웨이크 보드에 도전했다. 노선을 전환한 것이다. 실패를 곱씹어 보니, 수상스키는 몇 가지 단점이 있었다. 먼저, 수상스키는 무릎을 오므려야 한다. 남자들에게는 어려운 자세다. 또, 앞으로 넘어지면 부상을 방지하기 위해 신발이 벗겨지는 데, 한 번 벗겨지면 다시 신기가 수월치 않다. 초보들은 급격한 체력 저하에 빠지기 쉽다. 물 위에서 벗겨진 신발을 찾아 다시 신는 건.. 휴, 어렵다. 이런 이유뿐 아니라, 소싯적에 스노보드를 좀 타봤기 때문에 보드에는 좀 더 친숙하겠지, 하는 생각도 있었다.


결과적으로, 웨이크보드는 아주 재미있게 잘 탔다. 홍천에서 두 번을 탔고, 처음부터 일어서서 1분 이상을 탔다. 두 번째는 3분가량 물살을 탔으니. 새로운 경험이었다. 친하게 지내는 아저씨들(?)에게 영상을 보여줬다. 우와! 탄성이 여기저기 터졌다. 그리고, 노 총각 아저씨 한 명이 말했다.


같이 갑시다. XX도 타는 걸 보니, 나도 탈 수 있겠네. ㅎㅎ


문제없는 아저씨들이다. 넘어지고, 빠지며, 쪽팔려가며 받아들일 준비가 된 사람들이다.  이들과 함께, 웨이크 보드를 타면 또 얼마나 즐거운 일이 생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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