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너희 둘다 사랑해
두딸 중 누가 더 예뻐 보이냐는 질문을 참 많이 받았다. 아빠, 엄마 중 더 좋은 쪽이 사실 있는 것처럼, 난 첫째 온유를 더 사랑하고 아꼈다. 아빠에게 첫딸은 마치 첫사랑 같은 것이렸다. 처음이었던 완벽히 일방향적인 사랑. 그 작은 몸뚱아리를 손으로 받쳐들고 너무 좋은데 어찌할 줄을 몰라 바보처럼 웃기만 했던 내 자신이 여득 생생하다. 먼저 사랑한 그 시간의 쌓임은 부정할 수 없었다.
아내는 늘 둘째 유하에게 공감하며 어떤 얘기던 귀 기울여 들으려 했다. 첫째를 더 이뻐라 하는 아빠를 너무도 잘 알았고, 성격 있는? 언니 아래 동생으로 사는 그 마음을 누구보다 더 깊이 이해하고 있어 그렇다고도 했다.
아가 때부터 워낙 순했던(눕히면 자고 깨면 방긋 웃고 나오던) 유하였기에 최근 너의 짜증과 고집이 나로서는 무척이나 낯설다. 미운 네살이어설까, 늘 모든 걸 들어주고 받아주던 엄마의 부재를 온 몸으로 느껴서일까.
유하야. 너는 그저 사랑. 얼굴도 표정도 생각도 말투도, 엄마를 가장 많이 닮은 너. 아빠가 더 귀 기울이고 너의 마음을 읽어보려 노력할게. 아빠가 언니를 먼저 사랑했지만 언니를 더 사랑하는 건 아니야. 너희 둘다 하늘만큼, 땅만큼, 우주만큼, 바다만큼 사랑한단다. 오늘 밤도 편히 자렴. 매일 밤 말하지만, 아빠가 진짜 진짜 많이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