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강의를 나간 연수원의 '추적수사과정'의 담임 교수님께서 다른 과정으로 옮기시고 새로운 교수님이 오셨습니다. 혹시나 외래강사로 저를 안 불러주시는 게 아닐까... 솔직히 속으로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새로 오신 교수님께서도 전화를 주셔서 출강을 요청하셔서, 오늘 오전 강의를 나가게 되었습니다.
비대면 온라인 강의이지만... 어제 저녁부터 설레는 마음으로 완성된 강의 자료도 다시 한번 꼼꼼히 체크하고, 밝은 색이라 평소 거부감이 들던 하얀 셔츠를 제손으로 정성스럽게 다린 다음, 손가락에 구두를 끼고 집 근처의 구두방에 찾아가 얼굴이 비칠 정도로 맨들 맨들하게 광택을 냈습니다.
시끄러운 휴대폰 알람 소리에 눈을 뜨고 샤워와 면도를 마친 후, 강의를 나갈 때 입으려고 경찰서 근처 파크랜드에서 세일 기간에 싼 값에 구입한 정장 재킷을 걸치고 노트북이 든 백팩을 맨체 이른 새벽 현관문 앞에 서있는 저를 보고 아내는,
"이야~ 오늘은 강력반 형사가 아니라, 대기업 사원 같네~ 매일 이렇게 입고 다니면 좋겠다~"라면서 운전 조심하라며 종이컵에 든 따뜻한 믹스커피 한잔을 건넵니다.
새로 오신 교수님께도 인사를 드렸고, 비록 각자 자택에서 듣는 온라인 수업이었지만 전국의 형사ㆍ수사관들과 얼굴을 마주하고 '수사'라는 공통된 업무로 함께 소통을 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