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준형 형사 Mar 01. 2021

'또라이'에게 어느 날 뜻밖에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22살 파출소 순경으로 시작하여 41살 강력형사의 이야기...


'또라이'에게 어느 날 뜻밖에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경찰 수사연수원 출강)

형사를 시작하면서 목표가 하나 생겼습니다. 단순 무식한 거였는데, 대한민국 강력형사 1프로 안에 들겠다는 거였습니다. 그 때문인지 주변 동료들마저도 싫어할 정도로 범인을 잡겠다고 정말로 미친놈처럼 뛰어다녔습니다.

그동안 저는 별명이 여러 개 있었습니다. 그중에서 '또라이'라는 별명은 제가 참 좋아하는 선배님이 붙여주신 겁니다. 여러 별명 중에서 저는 이 별명을 가장 좋아합니다. 듣는 억양은 안 좋지만... 범인의 입장에서 '나를 쫒아오는 형사가 하필 또라이'라는 좋은 의미(?)의 별명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침에 눈만 뜨면 일어나 미친 듯이 범인을 쫒아다니니 자연히 범인 잡는 기술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언제부턴가 제가 습득한 추적 기술을 전국의 동료들과 공유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선배님은 아무런 조건 없는 노하우의 공유를 우려하시기도 하셨지만, 급속도로 변화하는 시대 변화에 맞추어 범인을 쫒는 형사ㆍ수사관이라면 누구더라도 수사기술의 적극적인 공유가 필요하다는 게 제 생각이었습니다.

어느 날 문득 충남 아산에 있는 경찰수사연수원에서 전화가 걸려 왔습니다. 교과목 중 '추적수사과정'의 실무 강사로 나와줄 수 있냐는 제안이었습니다. 전화를 받고 아직 젊은 제가 현직 수사관들 앞에 선다는 게 아무래도 부담감이 컸습니다.

하지만 범인을 잡는 거 외에도 제 조직과 국민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하나 더 생겼다는 거에 감사할 따름입니다.




경찰수사연수원 본관



경찰 수사연수원에 대해서 소개해드리겠습니다. 연수원은 충남 아산에 있으며 국내 유일의 범죄 수사 전문가를 양성하는 실무 위주의 교육기관입니다.

교육생들 대부분은 현재 필드에서 뛰고 있는 형사와 수사관, 그리고 군 수사관과 관세청 등 경찰 이외의 특수 분야의 수사를 담당하는 특별사법경찰관들입니다.

10여 년 전부터 전국의 수사관들과의 수사기법을 공유한 것이 계기가 되어, 수사분야 중 제가 가장 잘하는 파트인 '추적수사과정'에 실무 외래강사로  작년부터 나가게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형사의 역할 중 범인의 검거는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민들께서는 저희 경찰에 검찰처럼 사회이슈나 정치적 사건 등의 선택적 수사를 원하지 않으십니다.

경미한 범죄라도 내 가족에게 범죄를 저지른 범인을 잡아주고, 서민의 재산을 등쳐먹는 파렴치한을 잡아 피해를 회복하고 정당한 법적 처벌을 받게 하는...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수사를 원하십니다.

그런 면에서 추적 수사는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고, 경찰이 추구하는 사회정의의 실현과 보편적 정의 실현에 가장 부합하는, 어찌 보면 수사의 기본 중의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제가 '추적'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충남 아산 소재 경찰수사연수원




국민에게 사랑받는 경찰을 꿈꾸다^^



이전 26화 열정커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