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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준형 형사 Mar 01. 2021

열정커피

22살 파출소 순경으로 시작하여 41살 강력형사의 이야기


열정커피


"~ 열정커피 한 잔 주라~"


'주룩~주룩~' 아침부터 기분 나쁜 소리의 비가 피의자 도주 방지용 쇠창살이 쳐져있는 강력4팀 사무실 창문 밖으로 내리고 있습니다.


바로 옆 팀인 강력3팀의 데스크 반장인 이형사님께서 진행 중인 사건이 잘 풀리지 않으시는지, 가만히 있어도 조폭 같아 보이는 얼굴을 잔뜩 찌푸린 채 저희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시면서 커피를 한 잔 달라고 하십니다.


저는 아침에 출근하여 원두커피에  P머신으로 정성스럽게 내린 커피를 종이컵에 따르면서 "아니~ 어떤 놈이 또, 우리 형 머리를 아프게 한데요~"하며 이형사님에게 커피 한 잔을 건넵니다.


몇 년 전 다른 경찰서에서 전출을 온 이형사님과는 그전에 같은 팀에서 5년간 손발을 맞추었기 때문에 눈빛만 봐도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정도로 친한 사이입니다. 그리고 저에게 '또라이'라는 별명을 붙여주신 장본인이시기도 합니다.


같은 팀에 있을 때 함께 여러 강력사건들을 해결하였는데 이형사님은 제가 일하는 모습을 보고... 그러니까 제가 미친놈처럼 범인을 잡으러 뛰어다니는 모습을 옆에서 보시고는 저에게 "야~ 넌 진짜 또라이다~"라고 얘기를 해주셨고, 그 별명을 제가 좋아하자 그 다음부터는 아예 저를 부르실 때에 "어이~ 똘~ 막걸리나 한 잔 하러 가자"며 애칭으로 부르시곤 합니다.


경찰서에서 '형사과''수사과'처럼 직접적인 수사를 하는 부서에 근무하는 경찰관을 보통 형사 또는 수사관이라고 부릅니다. 그중 형사과 에 있는 '강력팀'에 근무하는 형사를 '강력형사'라고 부릅니다.


우리 주민분들 뿐만 아니라 같은 동료들마저도 강력형사에게는 많은 기대를 합니다. 그리고 그 기대는 범인을 꼭 잡아주고 사건을 해결해 주리라는 기대입니다.


하지만 주민들과 동료들의 기대에 부흥한다기 보다는, 강력형사에게는 항상 4가지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신참 형사 시절 정말로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많이 들었던 말이기도 한... 그것은 범인을 반드시 잡고야 말겠다는 '열정과 의지', 사건을 끝내 해결하고야 말겠다는 '인내와 끊기'입니다.


제가 아침에 출근하여 내리는 커피를 맛본 주변 동료들은 커피맛이야 거기서 거기이겠지만... 저희 팀 커피에는 강력형사 제 열정이 녹아있는 거 같으시다면일명 '열정커피'라고 부릅니다.



열정커피를 내리는 모습




국민에게 사랑받는 경찰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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