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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신과 함께 떠나는 워싱턴디씨의 둘째 날.
뉴욕여행에서 아침을 꼬박 챙겨 먹던 우리는 조식 없는 호텔에서 배고파하며 차에 탄다.
10시에 국립미술관(National Gallery of Art) 열 때까지 스미소니언캐슬에서 보고 있다. 스미소니언재단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운영되는지 설명하는 곳이다. 우리는 여기서 먼저 배를 채우려고 했는데 아쉽게도 카페가 아직 안 열었다. 이런. 하는 수 없이 어슬렁거린다.
워싱턴디씨 내셔널몰에는 박물관이 모여있는데 영국 과학자였던 제임스 스미스슨의 기부로 만들어진 스미소니언재단에서 미국 정부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한다.(국립미술관 제외)
우리가 갔던 쿠퍼휴잇디자인뮤지엄도 스미소니언재단에서 운영하지만 유료였는데 내셔널몰에 있는 박물관과 미술관은 입장료가 무료다.
미국인은 내셔널 몰을 일생에 3번 온다는 말이 있다고 한다. 어렸을 때 부모님과 함께, 어른이 되어서 아이와 함께, 나중에 손주와 함께 온다고 한다. 미국인들도 대단히 자주 오지는 않는 곳인가 보다.
10시가 되어서 일단 우리는 국립미술관으로 불리는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로 간다. 입구에서 지도를 받고 먼저 카페를 찾는다. 나는 빵 1개, 네네와 막내는 토스트와 라테를 마신다. 생각보다 음식이 고급스럽게 나온다. 일단 먹고 1층부터 둘러본다. 나는 조각작품에는 영 흥미를 못 느끼는데 동생들은 재밌게 보길래 나도 참고 보다가 11:40에 만나기로 하고 따로 가게 됐다.-리움미술관에서 본 도자기는 유일하게 재밌게 봤다.-
2층에 올라가니 페인팅 작품들이 많다. 검색을 하면서 보면 ‘미국 국립미술관에서 꼭 봐야 할 작품’ 목록을 얻을 수 있겠지만 오프라인 상태를 즐기기 위해 맨손으로 다닌다. 그리고 이 결정은 국립미술관을 재방문하게 만든다...
내셔널몰에 가고 싶은 박물관이 많았지만 여기를 온 이유는 마크로스코 그림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 있는 줄 알게 된 건 지난주 뉴욕 리즐리서점에서 마크로스코 책을 보다가 알게 되었다. 나도 다음 주에 워싱턴 가는데! 다음 주에 로스코 채플에 가긴 하지만 가기 전에 작품을 싶어서 가게 되었다.
하지만 도대체 로스코 그림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지도를 보고 옆관에 있다고 해서 뛰어가고 다시 경비원께 물어보고 나가기 15분 전 로스코 그림이 있는 곳을 찾았다. 한 방 안에 로스코 그림이 10점 정도 걸려있다. 여유롭게 보기엔 보고 싶은 작품이 너무 많았다. 선택과 집중을 한다고 해도 어느새 마음은 뛰어다니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 마크로스코 작품이 가장 위층에 있어서 루프테라스까지 감상하고 미스터신과 만나기로 한 장소로 뛰어간다. 여기는 동관인데 다시 서관으로 가야 해서 아주 바쁘게 간다.
이동하면서 보니까 건물은 더 커 보인다. 다행히 약속 시간 세이브.
국립미술관 다녀와 보니 가장 갤러리 공간을 아낌없이 쓴 곳 같았다. 그림과 그림이 서로 방해하지 않도록 배치했다고 느꼈다. 층고가 높은 점도 그렇고. 가장 신기한 건 사람이 많이 들어가지만 전시장을 굉장히 조용하게 보게 된다. 분명 입구에서 수많은 무리들과 입장했지만 여기저기로 다 흩어져서 그런지 나의 상상 속 갤러리 모습에 가장 근접했다. 가장 신기한 점은 이건 방마다 소파가 놓여 있다. 충분한 시간이 있다면 좋아하는 방에 들어가 소파에 앉아 그림을 계속 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관광객에게는 천만의 말씀. 우리는 미스터 신과 만나서 다음 장소로 이동한다.
추신
1. 아쉬우니까 여행이다.
2. 이래놓고 시간 많이 주면 또 지루해합니다.
3. 미술관 분위기는 진짜 괜찮습니다. 오픈런했더니 사람 많은데 조용한 곳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