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은 게 똥이 되는 걸 알지만, 똥을 먹진 않으니까

by 일야 OneGolf

인간은 단지 결과를 추구하기 위해 사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우리가 무엇인가를 선택하고 받아들이는 방식에는
결과 보다 그 이상으로 중요시되는 존재의 태도가 스며 있다.

“결국엔 다 똑같아져.
다 흘러가고, 남는 건 없어.”
그래서 어떤 방법을 써도 괜찮고,
어떤 길을 택해도 어차피 똑같다고.

하지만 본능적으로 안다.
아무리 소화되어 사라지더라도,
그것을 입에 넣는 순간에
자신이 누구인지를 드러낸다는 것을.

결과가 같다는 걸 알면서도
좋은 것을 고르고,
무엇을 받아들일지를 고민한다.

그것이 바로 인간다움이라는 감각이다.

인간은 끝을 위해 과정을 타락시키지 않는다.
무엇이 될지를 생각하기 이전에,
그 길에서 자신이 어떤 존재가 되는지를 먼저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아무리 다 똑같아질 거라는 말이 매혹적이라 해도
똥을 입에 넣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자신의 품격은 과정에서 결정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 인간적 본능, 그 본능적 거부감은
존중받아야 한다.

결국엔 다 흩어진다고 하더라도,
무엇을 선택했고,
그 선택을 어떻게 책임졌는지를 아는 것!
그게 삶이라 믿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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