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식전환캠페인]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by 일야 OneGolf

눈이 녹고 나면 봄이 오는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땅 위에는
죽은 나무와 부식된 철판, 하얗게 흩날리는 먼지가 남았다.
우리는 눈만 지우는 줄 알았지만,
사실은 도시의 생명과 공기, 건강까지 지우고 있었다.

도시 가로수를 자세히 들여다본 적 있는가?
겨울이 끝나도 나무 아랫부분이 누렇게 말라죽은 채 방치돼 있다.
아무도 공식적으로 조사하고 확인작업을 거치지 않았지만, 추정할 수 있는 이유는 명확하다.
염화칼슘이 녹은 물은 땅속으로 스미고, 나무 아래로 녹아들면서 시간차를 두고 조용히 고사시킨다.
또, 바싹 말라서 자동차 바퀴에 의해 비산 된 가루는 나뭇가지와 잎에 침착하여 광합성을 차단하여 잎이 누렇게 변하고 만다.

염화칼슘은 강력한 부식 유도 물질이다.
차량 하부, 제동장치, 배관, 머플러에 침투해서 철을 산화시키고, 방청 코팅을 무력화하여 결과적으로는 차량 수명을 단축시키고 안전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차량을 오래 쓰는 운전자일수록, 이 부식의 무서움을 직접 겪는다.
정비소가 먼저 알고, 차주가 나중에 깨닫는다.

산책 나온 반려견이 눈이 녹은 도로를 걷고 난 뒤,
발을 핥거나 절뚝이는 모습을 본 적 있는가?
염화칼슘은 강한 자극을 주며, 알칼리성 성분으로 반려동물의 발바닥에 화학적 화상을 유발할 수도 있다.
반려동물뿐만 아니라 작은 생명에게 염화칼슘은 그 자체로 고통을 줄 수 있는 물질이다.

눈이 그친 도로 위에는 하얗게 퍼진 염화칼슘의 흔적이 남고, 차가 지나가면 그 하얀 가루는 공중으로 흩날린다. 운전하면서 창문을 열면 매연 보다도 더 목이 칼칼해진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충분히 호흡기에 영향을 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먼지는 미세먼지가 아니다.
‘보이지 않는 화학먼지’다.


도로에서 녹은 눈은 어디로 가는가? 배수로를 타고 하천으로 간다. 그 안에는 염화칼슘, 중금속, 각종 폐기물 성분이 섞여 있다. 물고기와 수초는 염분 농도 변화에 민감하다.
토양 침투하면 오랜 시간이 흐른 후 지하수 오염으로도 이어지진 않을까?
결국 눈이 내리는 만큼, 도로 주변의 하천을 병들게 만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모든 예상되는 피해는, 우리가 스스로 뿌린 것이다. 염화칼슘은 단 한 번 뿌려지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눈이 녹아도, 봄이 와도, 우리가 잊어도 그 가루는 남는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 피해를 흡수하며 살아간다.

눈을 녹이기 위해 뿌린 염화칼슘이 도로만이 아니라 나무와 땅, 공기와 생명에도 함께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이제는 인정해야 한다.

이제부터는 우리 스스로에게 되묻자.
“누가 해줄까?”가 아니라,
“나는 무엇을 바꿀 수 있을까?”
작은 행동들이 모이면, 겨울은 달라질 수 있다.

1. 체인과 아이젠, 겨울 준비에 포함되어 있는가?

스스로 대비하는 것이 가장 친환경적이다.
차량용 체인, 스노타이어 → 눈길 주행 기본
보행자용 아이젠 → 낙상 사고 예방
내 집 앞, 내 가게 앞 도로에 대한 ‘책임감’

눈길은 본래 미끄럽다.
그러니 우리가 바뀌어야 한다.

2. 눈이 오면 눈삽을 들고나가는 사람이 되어보자

“제설은 행정기관이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버려보자.
아파트·상가·주택 단위 자율 제설 구역 지정
동네 단위 삽과 모래 상자 비치
학생/어르신 보호구역 중심 제설 동참


눈은 녹이는 대상이 아니라, 함께 치우는 일이다.

3. 가정과 상가 앞 인도, 내가 뿌릴 수 있는 대체재

염화칼슘만이 답은 아니다.
모래 : 인근 철물점, 건재상에서 손쉽게 구입 가능
미세 자갈 : 재사용 가능, 보행자 안전 확보
친환경 제설제 : 민감 구역 중심 사용 추천

“어차피 적은 양인데...”가 아니라 적은 양일수록 더 바꾸기 쉽다.

4. SNS에서, 이웃에게, 그리고 지역사회에 말을 꺼내자

“우리 단지는 염화칼슘 대신 모래 뿌립니다”
“다음 겨울엔 동 주민센터에 제설장비 요청해요”
“카드뉴스 공유, 블로그 기록, 주민 의견 제안”
“내가 사는 도시엔 얼마나 뿌리는지 정보공개 청구”

변화는 행정이 아니라, 시민이 만들 수 있다.
작은 말 한마디가, 다음 겨울을 바꾸는 힘이 된다.

5. 불편을 참는 것이 아니라, 감당할 줄 아는 사회

빠르고 편한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조금 미끄러울 수도 있다. 조금 느려질 수도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자연과 타인의 안전을 감싸 안는 마음으로 그 불편을 감당할 수 있다면, 그 사회에서는 염화칼슘 사용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 그 시작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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