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 낱알을 긁다 보면

by 일야 OneGolf

​나는 갈퀴질을 좋아한다.
가을을 덮은 마당에 서면
제 멋대로 흩어진 세월의 낱알들이 보이고
손은 분주히 연신 갈퀴를 긁어댄다.


​한 번의 갈퀴질은 허망하여
흙먼지만 일어날 뿐,
잎사귀 한 장도 긁히지 않는 듯
빈손질만 거듭하는 듯하다.


​보이지도, 느껴지지도 않을 만큼
아주 적은 양, 적은 움직임.
그 '헛손질'이라 불리는 꾸준함은
​작은 반복으로 수를 쌓고
헛됨을 쌓아 결실의 과정이 된다.


​문득 돌아보면
세월의 낱알이 수북이 모여
겸손한 가을 산을 이루었으니.


​단번에 이루는 것은 없다는
평범한 진리를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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