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글을 쓰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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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ul

집에 가기 싫어요. 도회지에 있고 싶어요. 숨 막히는 시냇물보다 잠겨 죽을 듯한 강을 보고 싶어요. 산책을 하다 죽고 싶어요. 밭이나 과수원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아, 돌아가는 버스에서 나는 눈물이 나요. 아날로그 적인 감성은 이미 죽었어요. 시골에 있으면 늙어갈 뿐이에요. 도시의 젊음이 난 필요해, 돈이 터무니없이 많았으면 좋겠다. 쓸모없는 글을 써도 책이 될 수 있다면, 아무것도 신경 쓰지 않고 죽어갈 수 있다면, 나는 챙겨야 하는 게 꾸준히 늘고 있고, 시를 써야 한다는 목표가 억압되고 있어요. 같잖은 예술을 한다는 것부터가 이미 난 불효자예요. 장남이라는 놈이 시답잖은 글이나 쓰고 있다니, 공부도 열심히 하지 않았던 놈이 철학을 하고 싶대요. 너무 웃기지 않아요? 개그 프로가 따로 필요 없어요. 데카르트며 칸트며, 저명한 철학자들이 나 같은 놈이 읽을 걸 안다면 퍽이나 책을 썼을까요. 근데 사실 나는 그렇게 생각해요. 행복한 사람은 글을 쓰지 않아요. 노래는 불러도 가사는 쓰지 않을 거예요. 뭣하러 귀한 시간을 할애해서 아무도 읽어주지 않는 글을 쓸까요? 일기를 쓴다면, 에세이 까지는 허용할게요. 내가 그런 걸 결정할 자격이 있을 진 모르겠지만. 나는 어쨌든 행복하지 않고, 불만만 가득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바보니까, 여기서 만큼은 나도 권력을 휘두르고 싶네요. 너무 불행해서 고집마저 생기지 않네요. 사실 그렇게 불행하지는 않아요. 위로받고 싶지 않아요. 하지만 위로해 주세요. 위로하는 행위 자체가 싫다고 한 적은 없으니까. 내가 뭐라 하든 그냥 안타까워해 주세요. 다만 조언이나 충고는 절대 하지 마세요. 나도 내가 뭐가 문제인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니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또한 너무 흐느끼고 있으니까. 있어 보이는 단어가 생각이 안 나네요. 술을 조금 마셨습니다. 이건 고백입니다. 내가 이 글을 올릴지는 모르겠네요. 아마 하루가 안 돼서 바로 지우겠지요. 사실 이건 콩트입니다. 하나의 극작이지요. 이 글을 쓰는 사람은 지금 행복합니다. 화자는 불행할지 몰라도 그건 알 바 아닙니다. 행복합니다. 너무 행복해서 이 글을 다시 수정할 만큼의 의욕이 생기지 않네요. 만약 읽고 계신다면 여기까지 읽으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일상으로 돌아가세요. 저는 저 나름대로 살아보도록 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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