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만 먹으면 졸려 죽겠어. 근데 커피 말곤 방법 없어?
나는 거의 만성질환처럼 밥만 먹으면 졸음이 쏟아지는 편이다. 오늘은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콘 아이스크림을 하나 사 먹었는데, 오후가 되니 정말 미칠 듯이 무거운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루 이틀의 증상도 아니었건만,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고 있어 커피를 줄이는 생활습관을 기르고 있는 터라, 커피 말고 잠을 깨울 다른 좀 더 건강한 방법을 강구하고 싶어졌다. 당장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았다.
졸음이 쏟아지는 이유에는 뇌에 산소가 부족한 것이 첫 번째로 꼽혔다. 위에 가득 쌓인 음식물을 소화하기 위해 온 혈류가 위로 몰려들어, 상대적으로 뇌에 산소가 부족하다는 것.
나는 안 그래도 운동량이 적어 혈류량이 부족한 편인데, 그 원만치 않은 혈류량이 단시간 위에 과다 집중되니 내 뇌에는 산소가 얼마나 부족했을까.
게다가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당분과 탄수화물 위주의 식습관이 식곤증을 더 부추긴다고 한다. 역시나 어느 곳에나 악영향을 끼치는 이 놈의 잘못된 식습관! 탄수화물의 결정체인 파스타를 세 끼나 먹고, 당분 섭취의 일등공신인 과자와 초콜릿, 아이스크림을 매일같이 먹어댄 최근 일주일의 식습관에 대한 후회가 파도처럼
밀려왔다.
식곤증에 대한 상식을 제대로 알고 나니, 평소라면 커피라는 제일 손쉬운 방법으로 졸음을 쫓을 나였지만, 말하다시피 커피와 멀어지는 연습을 하고 있는 나는 그 대안으로 계단을 오르기로 했다.
근무하고 있는 5층의 사무실에서 건물 꼭대기인 16층까지 단숨에 걸어올라 내려왔다. 그러자 호흡이 가쁘면서 온몸에 피가 도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 이게 바로 건강한 방식의 졸음 퇴치법이었다.
그 동안 오로지 커피로만 졸음을 떨쳐왔던 귀차니즘의 대가 우듬지는, 졸음이라는 병마와 싸운 지 어언 7년 만에야 비로소 '계단 오르내리기'라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게으른 나로서는 눈부신 일상의 혁명이다.
난생처음 건강한 방식으로 잠을 깨보니, 앞으로는 당분과 탄수화물을 멀리하고, 식후엔 계단을 오르내리며, 커피를 완전히 내 삶에서 끊어내야겠다는 격한 다짐을 하게 되었다. 언제나, 귀찮음을 수반하며 힘든 방법들이 사실 가장 건강한 방식임을 상기하면서.
생각해보면, 생활습관과 건강은 정비례하는 것 같다. 나쁜 것은 나쁘게, 좋은 것은 좋게.
운동을 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면, 식곤증도 오지 않으며 과민성대장증후군 같은 것도 앓지 않는다. 그러므로 일상은 늘 개운하고 효율적일 것이다.
하지만 운동을 싫어하고 당분과 밀가루에 빠져 산다면, 거대한 식곤증을 겪어내야 하며 혈류량은 점점 떨어진다. 운동 대신 잠 쫓는 법으로 커피를 택할 시에는 카페인 중독에 빠지게 될 것이고, 심각한 경우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초래할지도 모른다. 식곤증과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콤비네이션 세트는 말할 것도 없이 일상의 효율을 떨어뜨리겠지. 생활습관 역시 빈익빈 부익부인 것이다.
이번 주의 식곤증은 매 끼 먹어댄 밀가루 음식과 초콜릿 그리고 장기간 이어져 온 운동부족 때문이리라. 과감히 나의 게으름에 기반한 생활습관들을 창 밖으로 집어 던져야 할 때다.
2017년 1월 6일, 내 일상의 효율을 망친 식곤증. 이젠 정말 건강한 방식으로 너와의 작별을 선언한다. 안녕.
2017 일상의짧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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