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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세지감

내가 언제 이렇게 나이가 든 걸까요


너무 더워 파리바게트에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잔을 사 마시러 들어왔는데,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보이는 아이들 서넛이 들어와서 능숙하게 빵과 음료를 시키고는 테이블에 앉아 도란도란 시간을 보낸다. 그리고 그 조막만한 손들에는 하나같이 휴대폰이 들려있다.


신기했다. 내가 아홉 살 열 살 조무래기이던 시절에는 하교길에 논뚜렁이나 아폴로 같은 불량식품을 사먹는 정도가 간식이고 문화였는데. 또 휴대폰이 웬 말인가, 서로의 집 전화번호를 외워다가 “아주머니, 수진이 좀 바꿔주세요”라고 하는 게 전화문화의 전부였다.


겨우 20년 동안에 일어난 문화의 발전이 이렇다니. 격세지감이 이런 걸까. 내 손녀는 훗날 전자코인으로 브런치를 사먹고 친구들과 화상 챗(chat)을 나눌 지도 모르겠다. 세상은 참으로 빠르게 변한다.






2019 일상의짧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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