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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습을 내가 제일 모른다

이쁨과 못생김, 그 어디 사이


거울을 볼 때 나는 이만하면 이쁘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사진을 찍으면 정말 못생기고 살쪘음을 깨닫고 놀란다. 이목구비도, 이목구비 간 간격들도, 전체적인 비율도, 아무것도 맘에 들지 않는다. 거울 속 모습은 안 이랬는데. 무엇이 진실인지 매번 헷갈린다. 친구들에게 물어보면 “아냐 이것 보단 이쁘게 생겼어”, “이게 살찌게 나온 거야”라고 하지만 진짜인 지 알 수 없다.


가끔씩 나도 내 몸 밖으로 나와, 나 자신이 대체 어떻게 생겼는지 객관적으로 보고 싶다. 정말 사진에서처럼 이렇게까지 살이 덕지덕지 붙었는지, 이목구비가 이렇게 형편없는지, 웃을 때마다 턱살이 두드러지는지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보고 싶다.


오늘도 못생기게 나온 사진 한 장으로 내 생김새를 비관한다. 사진이란 게 없었다면,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조금 더 어여삐 여기며 살았을까.





2019 일상의짧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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