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에 쏙 드는 샐러드집을 발견했지
그런 날이 있다. 뭔갈 사 먹으러 나가고 싶은데 기름지거나 배부르게 말고 가볍게 먹고 싶은 날. 요새 공들여 운동을 하고 있어서 그런지 그날은 유난히 가벼운 샐러드가 먹고 싶었다. 다행히 집 근처 멀지 않은 곳에 샐러드를 전문으로 하는 가게가 있다고 해서 가보기로 했다. 판교에 위치한 ‘볼썸(bowlsum)’은 말 그대로 푸짐한 샐러드 볼을 한 끼로 먹을 수 있는 곳이었다.
볼썸 (BOWLSUM)
[판교아비뉴프랑점] 경기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로177번길 25(삼평동)
[정자점] 경기 성남시 분당구 내정로7번길 5, 1층(정자동)
OPEN 10:30 - CLOSE 21:00 │ 연중무휴
샐러드를 먹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다이어트 중이거나 평소 건강식에 관심이 많은 소수일 줄 알았는데..., 이른 점심시간부터 볼썸은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그것도 판교 직장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아, 샐러드를 즐겨먹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탄수화물 덕후인 내게는 조금 신선한 충격이었다.
이 곳은 샐러드 전문점답게 모든 메뉴가 샐러드로, 비건(vegan)용부터 연어, 소고기 스테이크까지 내용물이 각기 다른 6가지 샐러드가 구비되어 있었다. 별미가 하나 있다면 역시나 샐러드가 들어간 포켓 샌드위치 딱 두 종류. ‘샐러드 하나만 먹기엔 좀 배고프겠지?’ 싶은 생각이 들어, 샐러드볼 하나와 함께 포켓 샌드위치도 하나 주문했다. 분명히 라이트 하게 먹으러 온 거지만, 또 배고프게 나가면 서운할지도 모르니까...,
척 스테이크 인 더 볼 │ 13,500원
소고기, 단호박, 브로콜리, 썬드라이 토마토, 병아리콩, 곡물, 채소로 이루어진 샐러드
‘척 스테이크 인 더 볼’은 이 곳의 베스트 메뉴이자 가장 가격대가 높은 메뉴였다. 조금 비싸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막상 샐러드 볼을 받아 들고 나니 왜 그 가격이 책정되어있는지 알 수 있었다. 잘 익힌 소고기 스테이크도 한 몫했겠으나, 볼을 수북이 채우고 있는 채소와 곡물의 양이 그 이유다. 하나만 시켜도 과연 성인 혼자서 배부르고 남을 양이었다. 해바라기씨, 렌틸콩, 병아리콩, 현미, 흑미 등은 평소 찾아먹기 힘든 곡물들인지라 너무 특별하게 느껴졌다. 함께 나오는 참깨마요 소스를 뿌려 먹으면, 그야말로 찰떡궁합!
아보카도 후무스 포켓 브레드 │ 7,000원
후무스, 아보카도, 찹 샐러더, 랜치 드레싱의 조화가 일품인 포켓 브레드
포켓 샌드위치는 좋아하는 아보카도가 들어간 것으로 주문했다. ‘피타 브레드’라 불리는 둥글납작한 포켓 모양의 빵 안에 작은 크기로 잘라 넣은 채소들이 들어있고, 병아리콩으로 만든 저칼로리 소스인 ‘후무스’와 랜치 드레싱으로 고소한 맛을 냈다. 이 맛이 조금 슴슴하게 느껴진다면, 함께 나오는 할라피뇨 잼을 곁들여 매콤달콤한 맛을 낼 수도 있다.
오랜만에 몸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다. 평소 생채소의 비린내를 잘 못 참아서 샐러드를 즐겨먹지 못하는 스타일인데, 이곳은 곡물이 많이 들어있으니 채소 맛을 못 느끼고 맛있게 먹은 느낌이었다. 이런 샐러드라면 꽤 자주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유일한 단점이 있다면 생각보다 배가 너-무 부르다는 것. 난 분명 가볍게 먹으러 왔는데, 이 건강식들로 배가 터질 지경이었다. 때문에 본의 아니게 음식을 남기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것도 칼로리 낮은 샐러드 가게에서...., 다음에 올 때는 샐러드 볼 하나만 주문해서 온전히 볼을 다 비워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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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먹고 여행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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