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개인의 집중력

비루한 집중력, 나뿐은 아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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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집중력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지만, 도서관에서 우연히 정말 남루한 집중력을 가진 남자를 보았다.


그는 내 앞에 비장한 포스로 등장해 자리를 잡고는, 개인 물병부터 간식 통에 이르기까지 매우 사사로운 살림살이를 책상 위에늘어놓았다. 그 준비성으로 보아 정말 오래 공부하고 가려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살림살이의 배열이 끝나자 남자는 가방에서 믹스커피를 꺼내 정수기 앞으로 갔다. 커피값을 아끼기 위한 매우 검소한 모습. 본받을 만한 자세였다. 아마도 이 도서관에서 오래 공부한 터줏대감이겠거니..


그러나 그 남자는 화려하고도 능숙해 보였던 등장 10분의 모습과는 달리, 3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엎드려 취침을 했고, 그 후 한 시간 사이에 서너 번은 어디론가 분주히 왔다 갔다 했으며, 결정적으로 나보다 늦게 나타나 더 일찍 짐을 싸 들고 떠났다.


저 짧은 시간에 남자는 과연 원하는 공부를 얼마라도 했을까. 세상엔 참 다양한 사람이 있다지만, 미안하게도 그 남자는 정말 안쓰러운 집중력을 가진 남자였다. 늦잠을 자서 도서관에 늦게 도착해 스스로 질책을 하고 있던 내게 조금 관대한 마음을 품게 되는 순간이었다.


아, 내 집중력은 바닥은 아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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