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따수운 작가 우듬지 Feb 28. 2023

완벽하려다가 시작도 못하는
불행한 사람들

나를 힘들게 하는 완벽주의에서 벗어나는 법

인스타그램 @woodumi



스스로 신세를 볶는 완벽주의자들


얼마 전 친정엄마와 통화를 하다가 떨떠름하게 전화를 끊게 되었어요. 이것저것 해야 할 일에 쌓여 산책도 하지 않고 밥도 대충 챙겨 먹는 저에게 엄마가 한 말 때문이었죠. “그래도 시간 내서 꼭 산책도 하고 밥도 잘 먹어야 해”라는 엄마의 말에 저는 신경질을 부렸어요. “남들 다 하는 거 그렇게 다 하면서 언제 성공해, 시간 없다니까” 저의 퉁명스러운 말에 수화기 너머 잠시 엄마의 정적이 흘렀고, 우리의 통화는 그렇게 종료되었죠.      


전 대체 왜 그럴까요. 저는 제가 세운 계획을 다 지킬 때까지, 결과물이 성에 온전히 찰 때까지 저를 채찍질하는 유형이라서 신경이 예민할 때가 참 많아요. 그러다 보니 자책도 심하고, 애먼 사람에게 화를 낼 때가 많죠. 주로 제가 가장 아끼는 사람들에게 화를 내게 되어 늘 미안한 마음뿐이에요.         

 



사진출처:핀터레스트



나는 어떤 완벽주의?
완벽주의 4가지 유형 알아보기


생각보다 우리 주변에는 완벽주의자들이 많습니다. 완벽주의는 언뜻 듣기에 그저 매사 철저하게 할 일을 해내는 멋진 사람들을 말하는 것 같지만, 유형에 따라 다양하게 나누어볼 수 있다고 해요.     

      

우선 저처럼 스스로를 채찍질하고 자책하는 유형의 완벽주의는 이른바 ‘자책형 완벽주의’라고 하는데요. 스스로에게 거는 기대가 높고 엄격한 만큼 스스로에게 실망도 많이 하는 타입이라고 합니다. 또한 과정의 즐거움보다는 성공적인 결과에 집착하는 경향도 크다고 해요. 네 맞아요, 스스로에 대한 불만족 때문에 정말 힘들 때가 많습니다. 하지만 계획한 바를 모두 이뤘을 때는 그만큼 커다란 성취감에 젖어 누구보다 행복해하기도 하죠. 확률이 적다는 게 문제지만요.         


둘째는 ‘감독형 완벽주의’인데요. 이런 분들은 본인 스스로는 일을 완벽하게 처리하는 능력이 탁월하고 자신감도 넘치지만, 문제는 그 엄격한 잣대가 타인에게도 향하는 거라고 해요. ‘나는 이렇게 완벽한데 저 사람은 왜 저리 게으르고 일을 못하지?‘하며 도무지 타인을 이해하지 못하는 거죠. 그래서 주변 사람들과 트러블이 생길 수 있다고 해요. 이런 분들을 만약 직장에서 상사나 리더로 만나게 되면 왠지 직원들이 많이 피곤해질 것 같죠.       



사진출처:핀터레스트



셋째는 ‘회피형 완벽주의’인데요. 많은 분들이 이 회피형 완벽주의자들을 두고 게으른 사람들이라고 착각하지만, 사실 이들은 완벽주의자가 맞다고 해요. 이왕 할 거면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할까 봐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미루는 유형들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아무것도 시작하지 않는 이들은, 막상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면 최선을 다해 완벽을 추구한다고 해요. 예를 들자면 청소를 미루고 미루다가, 한번 할 때 이쑤시개로 틈까지 후벼 파는 사람들이 이런 유형이 아닐까 싶어요.  

        

앞선 세 가지 완벽주의들이 뭔가 결함을 품은 듯한 완벽주의였다면, 마지막 ‘안정형 완벽주의’는 말 그대로 안정적인 유형인데요. 완벽하지 못할 바에 시작도 못하거나, 완벽하지 못한 스스로를 비관하거나, 타인을 이해하지 못해 갈등을 키우는 유형들과는 달리, 이런 안정형 완벽주의자들은 스스로의 실수나 실패에도 관대하고, 타인의 시선과 부정적인 평가에도 크게 민감해하지 않는다고 해요.      



사진출처:핀터레스트



완벽주의라고 해서 나쁜 게 아니에요


한마디로 완벽주의는 피곤하고 나쁜 것이 아니라, 그 기능이 순기능으로써 잘 발휘된다면 충분히 좋은 성향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매사에 철저하고 꼼꼼하게 그리고 최선을 다해서 일을 처리하는 완벽주의에, 약간의 융통성과 관대함을 한 스푼 추가한다면, 이들은 분명히 세상을 빛내는 재목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럼 안정형 완벽주의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 우선, 스스로 완벽을 추구하면서 일어날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이나 생각에 귀를 기울여보아야 해요. 이 일을 완벽하게 해내지 못했을 때 나는 왜 불안한 마음이 드는지, 그 생각이 정상적인 것인지 아니면 비현실적인 것인지를 객관적으로 파악한다면, ‘완벽’에 대한 필요 이상의 강박이나 두려움을 없애볼 수 있어요. 또한 완벽을 향해 가는 과정 속에서 크고 작게 벌어지는 실수를 그대로 인정해주어야 해요. 티끌만 한 실수가 두려워 스스로를 비난하거나 시작조차 하지 못한다면 긴긴 인생이 너무 피곤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물론 자책왕인 저에게도 큰 훈련이 필요한 일이지만요.    

    


사진출처:핀터레스트


오늘은 완벽주의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는데요. 저도 이번 기회를 토대로 스스로에게 너무 가학적이었던 기준을 조금 내려놓고, 실수와 실패에 조금 관대해지는 자신이 되어보려고 해요. 그리고 늦기 전에 엄마에게 괜히 성질부렸던 것을 사과해야겠어요. 언제나 엄마 말이 맞아요. 아무리 완벽이 중요하대도, 잘 챙겨 먹고 틈틈이 산책도 해줘야 삶이 윤택해진단 말이죠.      









고민 많고 마음 여린 어른이들을 위해 따수운 글을 전합니다.



■ BOOK

연애 결혼 힐링 에세이 『사연 없음

현실 직장 생활 에세이 『어쩌다 백화점


■ CONTACT

인스타그램 @woodumi

유튜브 『따수운 독설

작업 문의 deumji@naver.com

매거진의 이전글 쿠크다스 멘탈도 강철로 만드는 멘탈관리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