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야기 빚는 영양사 Mar 03. 2023

영양사 며느리의 맛있는 레시피 97

97. 오징어 콩나물국



                     오징어 콩나물국





재료

냉동 오징어 200g, 콩나물 300g

대파 40g, 청홍고추 1개씩, 다진마늘 1T


육수

다시마 5장, 멸치 20g, 김칫국물 150ml

멸치액젓 2t, 물 800ml





꿀팁

Tip 1. 김칫국물로 시원한 맛을 낸다.

Tip 2. 조미료 대신 멸치, 다시마로 육수를 낸다.

Tip 3. 멸치액젓 2t로 짜지 않게 간한다.



아! 전주식 콩나물국밥 먹고싶다!


남편이 좋아하는 김치콩나물국을 끓여줬더니 대뜸 돌아오는 대답은 전주식 콩나물국밥이 먹고 싶다는 것. 오늘 갓 끓여낸 시원한 김치콩나물국도 모자라서 오징어 팍팍 썰어 넣은 전주식 콩나물국이 먹고 싶다니!


그런데 저에겐 전주하면 생각나는 추억이 있습니다. 바로 시부모님을 모시고 갔던 첫 여행입니다. 결혼식도 올리기 전 남자친구(현 남편)의 부모님을 모시고 갔던 전주여행. 8월의 한여름, 38도가 넘나드는 무더위에 뜨끈한 전주식 콩나물국밥을 먹으며 땀을 삐질삐질 흘렸던 기억이 있죠.


어려운 예비 시부모님 앞에서 밥도 잘 넘어가지 않았는데 어쩌자고 그런 여행을 갔던 것인지! 지금도 시부모님과 여행가라면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막걸리 골목에서 흠뻑 취해 기분 좋아하시던 아버님의 모습, 어머님과 팔짱기고 경기전을 구경했던 좋은 기억밖에 떠오르지 않습니다.


그게 벌써 10년 전 일이라니! 그때 찍은 사진을 보면서 시부모님이 더 나이드셨다는 게 느껴집니다. 사람의 노화는 나이가 들수록 가속도가 붙는 걸가? 부모님의 한 해는 우리의 1년과 다르다는 걸 최근 들어서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식 걱정이 많은 부모님을 보면서 진정한 효도는 시부모님의 아드님, 저의 남편에게 잘 하는 것이란 걸 깨닫습니다. 우리 부부가 싸우지 않고 행복해야 부모님도 평안하시단 걸. 그래서 김치콩나물국을 먹으며 전주식 콩나물국을 찾는 오징어 같은 남편에게 오징어 콩나물국을 끓여줬습니다.

 

비법이라고는 시어머님표 순무김치국물을 넣은 것. 어머님께서 직접 담가 주신 순무김치는 짜지 않고 맛있어서 콩나물국에 넣으면 국물이 시원해집니다. 따로 조미료도 필요 없고 간을 많이 할 필요도 없어요. 깔끔한 멸치다시 국물에 잘 어울리는 멸치액젓 2티스푼만 넣으면 됩니다.


완벽한 전주식 콩나물국은 아니지만 어머님 손맛 더해진 시원한 콩나물국 레시피! 시부모님의 고향을 더해 나주김포식 콩나물국이라 이름짓고 싶네요!


 만드는 법

1

국물용 멸치는 머리, 내장을 제거합니다. 콩나물도 콩껍질을 떼고 깨끗이 씻어주세요.


(콩껍질은 비린내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깨끗이 제거하는 게 좋아요.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한 꼬리는 떼지 말고 준비하세요.)

 2

김칫국물 150ml를 준비합니다. 고추, 대파는 어슷썰어주세요.


(김칫국물은 순무김치가 아니어도 괜찮지만 시큼하거나 오래된 김칫국물은 피해주세요. 고춧가루, 건더기 부분을 많이 넣으면 맛이 텁텁해질 수 있으니 왠만하면 국물만 따라서 사용하세요. 간에 따라 양을 조절합니다.)

3

다시마, 멸치는 기름 없이 볶으며 비린내를 날려주세요. 고소한 향이 올라오면 물을 넣고 5분 간 푹 끓여주세요.


4

멸치, 다시마를 꺼내고 김칫국물을 부어줍니다.



5

냉동 오징어를 넣고 5~10분 뒤 오징어가 익으면 가위, 집게로 잘라주세요.



6

콩나물을 넣고 숨이 죽으면 마지막으로 불을 끄고 간을 해줍니다.


(김칫국물의 양, 염도에 따라 액젓 양을 조절해주세요.)

시원한 오징어 콩나물국



                          완성!




상차림

고소한 귀리밥, 짜지 않은 반숙란 장아찌, 시금치나물, 어머님표 순무김치 같이 올렸어요.



시원한 국물이 해장용으로도 좋고, 약간은 오징어짬뽕? 같다는 느낌도 든다고 오징어 같은 남편이 말합니다.



국 한그릇 대접할 때도 짜지 않고, 맛있게 만들려고 하는 건 가족들의 건강 때문입니다. 부모님이 아프시지 말고 오래오래 곁에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레시피 동영상으로 보기 ↓ 클릭

https://youtu.be/52Xl18p4PhQ

매거진의 이전글 영양사 며느리의 맛있는 레시피 96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