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스타일의 선생님은 좋아하지 않는다. 타인에게 압박받는 것을 싫어하고 압박을 통해 동기 부여가 되지도 않는다. 사실 압박, 윽박 혹은 협박은 가르칠 권한을 부여받은 이가 택할 수 있는 가장 손쉽고도 무책임한 꼼수가 아닌가.
피티 선생님은 호랑이의 ㅎ자는커녕 귀여운 고양이를 닮았다. 긴 생머리, 살짝 올라간 눈꼬리, 화장기 없는 맨 얼굴. 친구와 함께 브이자를 하며 웃고 있는 선생님의 카톡 프사는 20대 대학생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앳된 얼굴과 달리 허스키한 목소리로 "회원님~" 하며 나를 부르는 것이 언밸런스해 참 귀여운데, 나의 돌발 질문에 적당한 표현을 찾지 못하고 "아, 음, 잠시만요, 허헛"하며 새어 나오는 웃음은 나만 아는 매력 포인트다.
그래도 선생님은 선생님. 내가 부족한 점을 짚어주실 때면 나는 차렷 자세로 귀를 쫑긋 세운다. 덩치 큰 호랑이의 우렁찬 표효보다 귀여운 고양이의 날카로운 울음소리가 더 귀에 박히는 법.
부족한 점을 얘기할 때 선생님은 늘 낮은 목소리로 "회원님은요"하고 한 박자를 쉬며, 잠시 텀을 준다. 어떻게 하면 내가 상처 받거나 기죽지 않게 표현할지 고민하는 눈치다. 신중한 조언이기에 더 새겨듣게 되는데, 어쩌면 선생님의 교육 전략인지도 모른다.
"회원님은, (한 박자 쉬고) 가슴 쪽 근육의 가동범위가 좀 짧으신 편이세요. 그래서 아무리 가슴을 끌어올리고 등을 뒤로 당겨서 등 운동 자세를 잡으려고 해도 가슴 근육이 올라가는 데 한계가 있는 거예요. 이 쪽 근육을 많이 풀어주셔야 해요."
등, 가슴 운동을 할 때 중심이 잘 잡히지 않는 원인을 뒤늦게 알았다. 어깨가 앞으로 굽혀진 라운드 숄더가 심하기도 하고, 윗 가슴 ~ 겨드랑이 부위의 근육이 뭉쳐있어 아무리 가슴을 내밀어 피려고 해도 잘 펴지지 않았던 것이다.
힘의 중심을 잡는데 필요한 건 더 많은 힘이 아니라 부드러움이었다는 사실. 오늘 또 하나 배웠다.
P.S 이 글을 쓰기 몇 시간 전, 선생님이 몸이 안 좋으시다며 피티 수업 일정을 미뤄도 되겠냐고 연락을 주셨다. 부디 코로나는 아니시길. 선생님을 위해서도, 나를 위해서도. 흑흑.
가슴 마사지
가슴 근육의 가동 범위가 좁으면 아무리 가슴을 내밀어도 내밀어지지 않는다. 틈틈이 마사지를 해줄 것. 몇 년 전 행사에서 받은 마사지볼, 안 버리길 잘했다.
막간 용어 정리(내가 느낀 대로 쓴 것이라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
- 로우: 노를 젓는다는 용어에서 온 말. 등 운동을 할 때 주로 등장하는 단어인데, 팔꿈치를 바닥으로 밀어낸다는 느낌으로 팔을 가져와야 한다. 팔을 둥글게 당겼다 놓는 느낌. 주로 등에 자극을 준다.
- 프레스: 로우와 다른 것은 수직, 수평으로 팔이 움직인다는 것이다. 당겼다 놓는 게 아니라 뻗었다 가져오는 느낌. 가슴과 어깨 운동을 할 때 많이 등장한다.
- 리프트: 바닥에 있던 것을 위로 들어 올리는 느낌이다.
로잉 머신
로잉 머신을 어떤 그립으로 잡느냐에 따라 자극 부위가 달라진다.
- 오버 그립: 손 등이 위로 가게 잡는다. 팔꿈치가 사선으로 뻗기 때문에 윗 등 영역을 주로 자극한다.
- 언더 그립: 손 등이 아래로 가게 잡는다. 아랫 등 영역까지 자극할 수 있다.
- 엄지가 천장을 보게 잡는 것은 중립 그립인데, 오버와 언더 모두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원 암 덤벨 로우
바닥을 지지하는 발은 종이 찢는 느낌 유지하되, 무릎은 살짝 구부리고 엉덩이는 오리궁둥이로 빼서 마치 데드리프트 하는 느낌으로 엉덩이 자극이 와야 한다. 이때 가슴은 서있을 때 끌어올린 것과 유사하게 잡아줘야 한다. 그러다 보면 허리가 살짝 휠 수도 있는데 이건 하체 중립을 제대로 잡지 않아서 그런 것이다. 가슴 내밀어서 중심 잡아준 상태에서, 암 풀 다운 느낌으로, 로잉 느낌으로 덤벨을 끌어올린다. 이때 팔꿈치가 바깥으로 나가면 안 되고 몸 쪽으로 계속 유지해야 함. 팔을 상하로 움직인다기보다는, 몸통을 비튼다는 느낌으로 해야 함. 가슴이 하늘을 봤다가, 땅을 봤다가 하는 느낌. 아랫 등 부분이 자극이 와야 한다.
데드리프트
하체 운동이기는 하지만, 상체에도 중심을 잡기 때문에 힘이 들어간다. 허벅지부터 무릎을 스미스로 쓸면서 내려갔다가 직선으로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