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 3-6일차 (17.08.25 ~ 17.08.28)
살다보면 종종 그런 사람들이 있었다.
'친구'로라도 남고싶은 사람.
친구라는 부담없는 이름 뒤에 숨어 내 곁에 가까이 두고 싶었던 사람들.
내가 더 좋아했던 사람은, 곁에 두고 계속 보고싶었고
나를 더 좋아했던 사람은, 곁에서 계속 나를 지켜주길 바랐다.
한때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면 그 균형을 맞출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쩌면 나의 이기적인 생각이었을지도 모른다.
관계에 있어서 체념하고 받아들이는 속도가 빨라진다.
이게 상대방을 존중하는 건지, 내 풀에 지쳐 포기하는 건지 헷갈릴 때가 많다.
<편의점 인간> 중,
바구니를 계산대에 놓는 소리가 들려 재빨리 돌아보니 지팡이를 짚은 단골 할머니가 서 있었다.
"어서 오세요!"
씩씩하게 상품의 바코드를 스캔하기 시작하자 할머니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여긴 변함이 없네요."
나는 조금 사이를 두었다가, "글쎄요!"라고 대답했다.
점장도, 점원도, 나무젓가락도, 숟가락도, 제복도, 동전도, 바코드가 찍힌 우유와 달걀도, 그것을 넣는 비닐봉지도, 가게를 오픈했을 당시의 것은 이제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줄곧 있긴 하지만 조금씩 교체되고 있다. 그것이 '변함없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면서, "390엔입니다!"하고 큰 소리로 할머니에게 알렸다.
<편의점 인간> 중,
나와 면식이 없는 사람한테는 얼마든지 말해도 좋지만, 편의점에는 나에 대해 입도 뻥끗하지 말아줘요. 시라하 씨는 그렇게 말했다. 나를 아는 모든 사람으로부터 나를 숨겨줘요. 나는 아무한테도 폐를 끼치고 있지 않은데, 다들 태연히 내 인생에 간섭해. 나는 그저 조용히 숨을 쉬고 싶을 뿐이야.
급하게 나선 퇴근길,
유리문을 열어제치는 조급한 손놀림을 잠시 멈추게한 싸늘한 바람.
벌써 가을.
나이의 무게는 점점 더해지기만 하는데
왜 시간은 점점 가벼워지기만 하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