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락 내리락 엎치락 뒤치락
브런치를 시작할 때는 포부가 참 컸는데,
연애 글만 쓰고 있네요.
지금 제 일상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일이라 그런가봐요. 허허.
다른 주제의 글도 얼른 쓰고싶은데, 마음의 여유가 쉽게 나지를 않네요.
그래도 이제는 조금 익숙해진 것 같아요.
줄어든 연락 빈도, 주말에 한번 얼굴 보는게 힘들 수도 있다는 것, 두시간은 기본인 대화의 텀 등등이요.
무뎌진 만큼 저도 제 생활을 어느 정도 찾아가고 있다는 거겠죠.
친한 아는 오빠는 도대체 언제 헤어지냐며, 빨리 자기 옆(=솔로 부대)으로 오라며 재촉합니다.
솔직히 제가 행복한 연애를 하고 있지는 않아서 제대로 반박은 못하고 그저 허허 웃고 넘기죠.
누군가는 이게 무슨 연애냐, 하고 핀잔을 줄 수도 있을 거에요.
진짜 호구냐, 라며 헤어지라고 말할 수도 있겠죠.
네, 인정.
그래도 그럼 어때요, 저와 그 애 모두 마음이 남아있다는 일말의 믿음이 있으면 저는 충분합니다.
그렇다고 이 상황이 아무렇지 않은 건 아니에요.
연락이 없으면 불쑥 우울해지다가도,
답장 하나에 행복해지고,
그렇게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죠.
앞으로 두 세달은 더 바쁠 그 애와 어떻게 지내야 할 지 고민이 많아요.
어쩌면 그 후에 정상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헤어질 수도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지금 이 상황, 현재에서 잠깐 벗어나서 가깝고도 먼 미래를 자꾸 생각하게 되네요.
그러다보니 한가지 확실하게 마음 먹은 게 생겼어요.
결과가 어떻게 되든지 내가 후회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사랑하는 동안에 못해줘서, 자존심 세워서, 괜히 내가 지는 것 같은 마음에 재고 또 재서,
헤어진 후에 자책하고 후회하는 일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남은 감정을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지금 열심히 해보려고요.
가장 힘든 지금, 가장 솔직하게 최선을 다해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보려고 해요.
이건 그 애를 위해서가 아니라, 저를 위한 일이지요.
- 평소보다 2배 적게 대화하는 만큼, 하나의 메시지를 2배 따뜻하게 보내기
- '내가 먼저, 내가 더, 내가 많이'를 꺼려하지 말기
- 하루종일 핸드폰만 보고있지 말고, 지금 내 일에 집중하기
- 그 애의 상황을 함부로 재단하지 말고 입장바꿔 생각하기
- 주변 사람들과 대화하며 나만의 생각 회로에 갇히지 않기
그렇게 하면 뭐가 좋냐고요?
이 시간을 잘 버텨내면, 정말 오래오래 사랑할 수 있을 것 같고요,
이 시간을 잘 버텨내지 못하더라도, 미련없이 '나 정말 잘 사랑했다!'라고 스스로 칭찬해줄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사람인지라 마냥 쉽지는 않지만,
열심히 해볼 생각입니다.
이렇게 생각이 정리되어 가는 와중에,
페이스북에서 우연히 한 영상을 보게 됬어요.
요즘 제 머릿속을 들어갔다 나오신 것 같은 김지윤 강연자님의 말씀.
앞으로 어떤 연애를 하든, 두고두고 새길 말이라고 생각해 공유합니다.
저는 권태기에 너무 집중하지 않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아- 올게 왔구나, 봄 다음에 여름이 오듯이, 우리에겐 권태기란 시즌이 왔구나-'
'괜찮아, 모두가 다 이렇대-'
서로 좋은 거리감을 두고, 서로 집착하지 않고, 서로 좀 더 관찰하고, 내 시간을 갖고.
가볍게 관계를 가지는 사람은 권태기 때 다른 사람을 만나버리잖아요.
다른 사람 절대 만나지 않아요.
그러면서 이 감정을 엄청 고민하고 있어요.
그 고민이 해결이 되면, 그만큼 더 깊어지고 중요한 사람이 되겠죠.
거기를 지나가면, 다시 반드시 각각 연인의 심리적인 성장이 있고, 어떤 해답을 찾을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