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발만 더
어느 날 사장이 말했다.
“오토바이를 사줄 테니, 그거 타고 다녀라.”
직원은 뜬금없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오토바이를 기다렸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고, 세 달이 지나고, 반년이 지나고, 몇 년이 흘러도 사장은 그 일에 대해 다시는 말하지 않았다.
사장이 문제인가.
직원이 문제인가.
둘 다 문제인가.
둘 다 문제다.
사장은 말을 툭 던져놓고 잊어버렸다.
직원은 그 말을 붙잡고 기다렸다.
한쪽은 흘려보냈고, 한쪽은 붙잡고 있었는데, 결국 아무것도 되지 않았다.
세상에는 세 종류의 사람이 있다.
남을 잘 안 되게 하는 사람.
남에 대해 별 관심 없는 사람.
그리고 남을 잘 되게 하는 사람.
남을 잘 안 되게 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눈에 잘 띄지 않는다.
대놓고 발목을 잡는 사람은 오히려 드물다.
대신 자연스럽게 흐린다.
“그거 좀 이따 하죠.”
“그게 지금 될까요?”
“한번 생각해봅시다.”
딱히 반대하지도 않는다.
그냥 흐릿하게, 애매하게, 흐지부지되게 만든다.
그게 더 효과적이다.
오토바이 이야기처럼.
사장은 나쁜 사람이 아닐 수도 있다.
정말 그냥 잊어버린 것일 수도 있다.
그런데 직원 입장에서는 다르지 않다.
잊어버린 것이든, 안 되게 한 것이든 결과는 같다.
남에 대해 별 관심 없는 사람은 더 많다.
내 일도 바쁘고,
내 걱정도 많고,
남이 잘 되든 안 되든 거기까지 마음 쓸 여유가 없다.
그게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그냥 각자 자기 삶을 사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는 아무도 누구를 밀어주지 않는다.
각자 알아서 버텨야 한다.
외롭다.
힘들다.
된다고 해도 오래 걸린다.
그렇다면 잘 되게 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
대단한 사람이 아니다.
엄청난 자원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그냥 한마디를 더 하는 사람이다.
“그거 아직 진행 안 됐으면 제가 한번 볼까요?”
“지난번에 말씀하신 오토바이 얘기, 어떻게 됐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그냥 한 번 더 확인하는 사람이다.
이 한마디가 참 어렵다.
괜히 재촉하는 것 같고,
눈치 없는 사람처럼 보일까 싶고,
상대가 불편해할까 싶어서 못 한다.
그런데 바로 그 한마디가 일을 되게 만든다.
잘 된다는 게 거창한 일은 아니다.
그냥 흐지부지되지 않는 것이다.
말한 것이 실제로 이뤄지는 것이다.
기다리다 끝나지 않는 것이다.
잘 되게 하는 사람은 그 흐름을 붙잡아 준다.
끊어질 줄을 다시 이어 준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사장인가.
직원인가.
잊는 쪽인가.
기다리는 쪽인가.
아니면 그 흐름을 붙잡는 쪽인가.
잘 되게 하는 사람은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그냥 포기하지 않는 사람이다.
흘려보내지 않는 사람이다.
말이 말로 끝나지 않게 하는 사람이다.
그게 전부다.
그 직원이 누군지 알겠는가.
나다.
나는 지금도 오토바이를 받지 못했다.
그 외에 약속되었던 다른 것들도 여럿 받지 못했다.
물론 받은 것도 있다.
그때그때 바로 주는 것은 잘 받았다.
그런데 나중으로 미룬 것은, 단 하나도 빠짐없이 받지 못했다.
즉시가 아닌 것은, 없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이제는 안다.
잘 되게 하는 사람이 아랫사람만 잘 되게 하는 것은 아니라는 걸.
윗사람도 잘 되게 할 수 있다.
내가 그때그때 말을 잘 꺼냈다면,
사장도 더 잘 되게 할 수 있지 않았을까.
쉬운 일은 아니다.
그래도 그럴 수 있었을 것 같다.
이 일로 내가 얻은 교훈은 하나다.
줄 사람이 줄 마음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받을 사람도, 흐지부지되게 두지 말아야 한다.
이 교훈으로 여러분이 잘 되게 된다면,
나는 잘 되게 하는 사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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