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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중반, 잃어버린 나의 취향 찾기 대작전

나를 잃은 30대에서 다시 '나'를 찾다.

by 데비안

"살면서 꼭 이루고 싶은 꿈이 있나요?"

"언제 가장 즐겁거나 행복하나요?"


나는 어디에서든 누군가를 만나면 항상 묻는 게 그들의 취향과 꿈이다.










이런 나의 성향 때문일지, 회사에서는 조금 독특한 사람으로 보기도 하고 후배들에게는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꿈을 꾸는 사람으로 비치기도, 가족들에게는 여전하다는 평가를 듣기도 한다.


왜 이런 질문을 하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내가 아직도 꿈과 취향을 찾아가고 있어서라고 말한다.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나의 모든 시간은 '나'를 찾는 과정에 있었다.

나는 유난히 호기심과 생각이 많은 아이였다.

어린 시절에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면,

사춘기가 되고선 본격적으로 '나'라는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나는 누굴까?'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는 왜 태어났을까?'

그때부터 시작되었을까.

나를 찾고 싶은 열망은 30대 중반인 오늘까지도 지속되었다.


다만 달라진 것은 나의 사회적인 책임과 위치, 그리고 시간과 경제적인 상황이려나.

나이가 들수록 주체적으로 살아야 하지만 신기하게도 해야 하는 것들 사이에서 시간에 쫓겨 살았다.


짙었던 나의 색은 오랜 사진처럼 바래졌고, 그 흐려진 틈새 사이로 '쉽게 소비되는' 무언가가 자리 잡았다.

습관적으로 술을 마셨고, 시답잖은 농담과 이야기에 시간을 보냈다.

'인생이 쓰니 술이 다네요.'라는 어른들의 말에 동조하며 말이다.

시간과 월급을 맞바꾼다는 게 이런 느낌일까, 이런 어른이 되기는 참 싫었는데.


그렇게 나는 퇴사를 했다.

밤낮 평일 주말 할 것 없이 바쁘던 하루에서 갑자기 시간과 선택에 대한 자유가 생겼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그토록 갈망한 순간이지만

막상 시간이 생기자 무엇을 해야 할지, 무엇을 좋아했는지, 사소한 취향조차 감이 잡히질 않는다.

그래서 넷플릭스로 하루를 시작하고, 유튜브로 하루를 보내다가, 이게 맞는가라는 불안감으로 잠에 들었다.

'그동안 너무 지쳐서..'라는 말로 스스로를 위안하지만

말 그대로 합리화라는 걸 잘 알기에 계속해서 우울감에 빠질 뿐이었다.


퇴사 한 달 차, 나는 이대로 나를 방치할 수 없어 이른 아침 카페에 나와 커피 한 잔을 시켰다.

어느 자리에 앉을까 고민 끝에 자리를 잡고, (이마저도 고민일 일인가)

노트북을 열어 인터넷을 켰다.


'근데.. 이제 뭘 해야 하지..?'


세상에나!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뭔가를 몰라서 답답한데 뭘 모르는지 도무지 모르겠는다는 점이었다.

앞으로 something 굴레라고 정의해야겠다. '무엇'이 비어버리니 '어떻게' '얼마나'까지는 전개가 가지도 못했다. 30대도 여전히 모르는 것투성이고, 선생님이 필요하고, 나아가기 위한 커리큘럼도 있었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그래서 이런 방황기에서 As-is, 잠시 멈춰 서서 나의 현재를 들여다보기로 결심했다.


이를 위한 접근 방법은 질문하고 답 찾기이고, 실천 방안은 쓰기와 읽기로.

그리고 이를 통해 나의 취향,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순간, 공간, 행위 등을 찾는 여정을 시작하려고 한다.


KakaoTalk_20250105_214448809.jpg 새로운 여정을 찾아서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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