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이야기가 나의 이야기가 되는 곳
시간은 정말 빠르게 흘러, 어느새 2025년이 되었다.
퇴사 후 나의 선택에 후회하지 않으려다 보니
나의 하루에 대한 책임이 이전 보다 더욱 더 커진 듯 하다.
시간을 알차게 보내자는 생각이 나에게 조금은 조급함으로 다가 오는 요즘이다.
저녁 6시, 오늘은 전 직장 선배와 술 약속이 있는 날이다.
약속 시간보다 일찍 나와 오늘은 무엇으로 하루를 채워볼까, 취향을 찾아볼까 고민한다.
강남 거리는 연초의 활기로 들뜬 느낌이다.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보며 문뜩 호기심이 들었다.
다들 어떤 삶을 어떻게 살고 있을까?
기록되거나 표현되지 않는 개인의 삶은 어떤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을지,
아니면 지극히 나와 닮아 있을지 약간의 궁금증을 갖다가 알라딘으로 향했다.
나에게 서점은 '생각 거리'를 파는 그런 곳이다.
작가 개인 개인의 머릿 속을 실타래처럼 꽁꽁 뭉쳐서 내어놓은 것 같아서 서점에서 홀로 사색하며 보내는 시간을 참 좋아한다.
책 선반 사이 사이를 거닐며 책 제목들을 보다 보면
이 사람은 이런 관념을 실체화하고 싶었구나 하는 공감도
이 생각들을 하나로 엮어내었을 때 어떤 감정이 들었을까 궁금증도 생긴다.
한 번도 본 적 없는 작가들에게 관심 어린 시선이 향하고, 때론 그들의 따뜻한 글감에 위안을 받곤 한다.
나는 그 중에서도 알라딘을 가장 좋아하고 애용한다.
알라딘에 들어설 때면 옛날 옛적에, 도깨비 혹은 이야기 상인에게 이야기 보따리를 사러가는 것 같아서 묘한 설렘이 든다. 책을 쓴 사람, 책을 판 사람, 그리고 그 책을 만난 사람과 다시 산 사람의 그런 공간이랄까.
'오늘은 내게 어떤 책이 말을 걸까?'
'이 책을 판 그 사람은 이 책과 어떤 인연이었을까?'
얼굴 모를 인연에 대한 약간의 호기심이라고 해야겠다.
그래서 나는 사람의 이야기가 남은 이 중고 서점이 참 좋다.
여전히 길을 잃은 날에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전해 들으러 알라딘으로 향한다.
도심 속 좋아하는 사색의 공간 그리고 나의 취향, 중고서점 알라딘